[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조용운 기자] 잉글랜드 리그컵에서 51년 만에 리그2(4부리그) 소속 구단이 결승에 진출했다. 165일에 걸쳐 이룬 기적이다.
브래드포드 시티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2-13시즌 캐피탈원컵 준결승 2차전에서 아스톤 빌라에 1-2로 패했다. 그러나 지난 9일 1차전 홈경기에서 3-1로 이겼던 브래드포드는 1, 2차전 합계 4-3으로 빌라를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4부리그 팀이 리그컵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1962년 로치데일 이후 51년 만으로 역사상 두 번째다.
1903년 창단한 브래드포드는 1911년 FA컵을 우승하고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만큼 오랜 역사와 찬란한 시기를 맛봤던 팀이다.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며 강등을 거듭한 브래드포드는 4부리그까지 떨어졌고 올 시즌도 10위에 위치해 승격이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리그컵에서 보여준 브래드포드의 한걸음 한걸음은 투지와 열정이 담겨있다. 매 경기가 기적이었고 위건 애슬레틱과 아스널, 아스톤 빌라 등 EPL의 3팀까지 무릎을 꿇게 했다.
또한, 브래드포드는 결승까지 총 7번의 경기에서 4번을 연장 혈투를 치르며 올라왔다. EPL 3팀을 연달아 잡은 것 못지않은 저력이자 진짜 힘이다. 지난해 8월 12일 노츠 카운티(1R)를 시작으로 버튼 알비온 FC(3R), 위건 애슬레틱(4R), 아스널(16강)까지 브래드포드는 4번의 연장과 2번의 승부차기를 모두 이겼다. 객관적 전력 이상의 상대보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다는 반증이다.
165일에 걸쳐 기적을 만들어낸 브래드포드는 이제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다음 상대를 기다린다. 결승 상대가 스완지시티와 첼시 둘 중 하나라 브래드포드는 EPL 4팀을 연거푸 잡고 우승하는 최초의 4부리그 팀까지 한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여러모로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사진 ⓒ 브래드포드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