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가 유니폼에 팬들의 이름을 새겼다.
소시에다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아노에타 경기장에서 열린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 세비야에 2-1로 승리한 경기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선보였다. 소시에다드는 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새로운 발상을 유니폼에 접목시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니폼 앞면은 메인 스폰서 기업의 로고를 새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최고의 팀들의 유니폼 광고는 그 어떤 방법보다 홍보 가치가 있다.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광고판인 셈이다.
팀의 입장에서도 마케팅 효과를 앞세워 돈뭉치를 든 기업들을 고르고 골라 스폰서십을 맺는다. 팀이 축구 외적인 측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제1안이 유니폼 광고고 요즘에는 금액이 많을수록 팀의 가치와 일맥상통할 만큼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소시에다드의 선택이 놀랍다. 소시에다드는 한해 예산을 챙길 수 있는 공간을 스폰서 기업이 아닌 팬들의 이름으로 채웠다. 올 시즌 아직 유니폼 스폰서를 찾지 못해 기업 로고 없이 경기를 치렀던 소시에다드는 세비야전에 달라진 유니폼으로 팬 서비스에 나섰다. 한시적이긴 하나 뜻깊은 유니폼 제작이다.
약 25,000명의 팬 회원 이름을 무작위로 뽑아 선수 한 명 한 명의 유니폼 앞에 새겼다. 소시에다드의 호킨 아페리바이 회장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가진 인터뷰에서 "팬들은 영혼이자 소시에다드의 존재 이유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선수들 가슴에 팬의 이름을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팬들은 오랜 기간 우리를 위해서 헌신하고 지지해줬다. 우리가 세군다리가(2부리그)로 내려갔을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2만 여명의 팬들 덕분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팀이 받은 사랑을 팬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페리바이 회장은 "팀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것들은 많다. 소시에다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팀의 상징인 유니폼과 팬들이다"며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합치기로 했다. 그것이 유니폼에 팬들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스페인에서는 팬을 유니폼에 결합시킨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박주영이 뛰고 있는 셀타 비고의 경우 유니폼에 시즌권을 구매한 만 명의 이름을 넣었고 세비야는 등번호에 팬들의 얼굴을 빼곡히 박아 숫자를 완성했다.
[사진 ⓒ 소시에다드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