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마지막 월드컵대회 결선에서 홀드 하나를 놓쳐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어요.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올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지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시즌에는 예선과 준결승 그리고 결선까지 모두 완등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김자인(24, 노스페이스 스포츠클라이밍팀)이 금의환향했다. 김자인은 지난 18일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월드컵 시리즈 리드 마지막 대회(9차)에 출전해 4위에 올랐다.
결선까지 1위로 진출한 그는 36+로 4위에 그쳤다. 홀드 하나만 잡았지만 메달권은 물론 우승까지 노릴 수 있었지만 왼쪽 발이 미끄러지면서 완등에 실패했다. 우승을 차지한 '숙적'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를 비롯한 두 명의 선수들은 37+를 기록하며 메달권에 진입했다.
"이번 코스를 세팅하신 분이 슬로베니아 분이었는데 그 분은 코스를 어렵게 구성하는 걸로 유명하세요. 어려운 코스였지만 자신감이 있었어요. 심리적으로도 좋았고 컨디션도 전날보다 좋았는데 37번 째 홀드를 눈 앞에 두고 발이 미끄러졌어요. 전체적으로 균형감을 잃으면서 떨어지고 말았죠."
홀드 한 개 차이로 김자인은 시즌 랭킹 1위를 마르코비치에 내주고 말았다. 비록 시즌 랭킹 1위를 탈환하지 못했지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올 시즌을 마쳤다.
"대회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특히 여름 시기에 가장 힘들었지만 이 점을 극복해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이러한 점을 모두 이기고 시즌을 마친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요."
경쟁자인 슬로베니아 선수들도 김자인을 최고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김자인은 "제 말로 말씀드리기 쑥쓰럽지만 슬로베니아 선수들이 '네가 최고다'라며 격려해줬어요. 어려운 코스라도 제가 완등할 줄 알았는데 아쉽다며 다독여줬습니다."
올 시즌 17개의 대회에 출전한 김자인은 2개의 리드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최초로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도 남겼다.
그러나 김자인이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 한 대회에서 예선과 준결선 그리고 결선까지 모두 완등을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자인은 "내년 시즌 목표는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두 완등을 하는 것"이라며 당차게 말했다.
시즌을 마친 김자인은 휴식을 취하면서 차기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맛있는 것부터 많이 먹고 싶다. 엄마가 갈비찜과 잡채를 해놓으셨다고 했는데 기대가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 = 김자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