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조영준 기자] '쿠바산 폭격기' 레오의 위력은 가빈과 견줄만 했다. 박철우가 부진한 상황에서 레오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개막전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삼성화재는 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KEPCO를 3-1(26-28, 25-23, 26-24, 25-22)로 역전승을 거뒀다. V리그 통산 7번 째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는 올 시즌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KEPCO에 고전했다.
'주포'인 박철우는 9득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국내 선수들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는 없었지만 레오가 무려 51득점을 쓸어담으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쿠바 주니어 대표 출신인 레오는 푸에르토리코리그에서 MVP에 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빈의 비중이 워낙 컸던 삼성화재라 레오의 부담감은 적지 않았다. 삼성화재를 두 시즌 우승으로 이끈 안젤코와 맞대결을 펼친 레오는 '주포' 경쟁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51득점을 올린 레오는 72%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 시즌 최하위 후보로 평가를 받은 KEPCO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안젤코의 위력적인 공격은 물론 이를 뒷받쳐주는 장광균의 수비와 리시브가 인상적이었다. 안젤코는 31득점 3블로킹 3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김진만도 12득점을 올리며 안젤코를 지원했다. 그러나 레오의 고공 폭격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의 원인이 됐다.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한 쪽은 KEPCO였다. 박철우의 공격이 통하지 않은 삼성화재는 8-12로 뒤쳐졌다. 이 상황에서 KEPCO는 안젤코의 공격을 앞세워 먼저 20점 고지를 넘어섰다. 삼성화재는 20-23의 상황에서 레오의 오픈 공격과 석진욱의 블로킹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듀스에 들어간 KEPCO는 안젤코의 연타 공격 득점과 짜릿한 서브에이스로 1세트를 따냈다.
첫 세트를 내준 삼성화재는 박철우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고준용을 기용했다. 레오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성공시켰다. 특히 23-23으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2세트를 마무리지었다.
3세트에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23-23에서 KEPCO는 안젤코의 서브에이스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레오의 고공 강타는 쉼없이 터졌고 25-24로 삼성화재가 전세를 뒤집었다. KEPCO는 신경수의 속공을 시도했지만 불발로 그치면서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4세트 19-19에서 유광우와 고희진의 블로킹이 터진 삼성화재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레오의 마무리 공격으로 4세트를 따낸 삼성화재는 올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