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민 기자]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아졌다. 하지만 많은 스타와 기대주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실패한' 시즌은 아니다.
넥센에게 2012 시즌은 변화 그 자체였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택근을 영입한 뒤 김병현마저 데려오는 데 성공하며 처음으로 자금력을 이용한 전력보강을 펼쳤다. 전반기에는 한 때 1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약팀의 이미지도 벗었다.
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시즌 막바지에는 팀의 얼굴이나 다름없던 김시진 감독을 경질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록 '명과 암'이 있었지만 넥센의 2012시즌은 많은 스타들과 기대주를 배출한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올 시즌 넥센의 최고 히트상품은 박병호와 서건창이다. 박병호는 현재(24일 기준) 홈런 1위(30개), 타점 1위(100타점)로 리그 최고 거포로 떠올랐다. 특히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등 더이상 유망주가 아닌 '스타'로 발돋움했다. 서건창은 일찌감치 신인왕을 예약했다. 그는 2할 7푼 6리의 타율에 37도루를 기록하며 다른 경쟁자들을 제친 상황이다. 이 둘의 활약으로 넥센은 시즌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차세대 '대형 유격수'에서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떠오른 강정호의 약진도 돋보였다. 강정호는 21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유격수로는 이종범(전 KIA) 이후 두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 포지션상 쉽지 않은 대기록이다. 공격력이 폭발하며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는 그는 수비에서도 양호한 모습을 보여줬다.
신인 한현희의 활약도 돋보였다. 한현희는 3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활약한 그는 각각의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64⅓이닝에서 51탈삼진을 잡아낼 동안 사사구 29개로 신인 치고는 비교적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피안타율도 2할 2푼 6리에 불과하다. 특히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시즌 막판에는 문우람이 기대주로 떠올랐다. 올 시즌 1군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타율은 1할 7푼 9리에 불과하지만 타석에서의 침착한 모습이 돋보인다. 하지만 그가 진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수비력이다. 그는 짧은 출장 시간동안 결정적인 보살을 3번이나 기록하는 등 뛰어난 외야 수비를 선보였다.
넥센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다음 시즌 주전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써 시작된 모양새다. 올 시즌 팬들에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겨준 넥센이지만 계속해서 성장하는 선수들이 있기에 내년 시즌 전망도 어둡지만은 않다.
[사진=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