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파트리스 에브라가 중요한 전환점을 앞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독보적인 왼쪽 풀백으로 활약해 왔지만 경쟁자의 등장과 함께 치열한 주전경쟁이 불가피해진 분위기다.
영국 지역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지난 9일(한국시간) "맨유의 에브라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준비하고 있다"며 에브라의 위기설을 제기했다.
위기설의 근거는 다름 아닌 경쟁자의 등장이다. 맨유는 지난 여름 네덜란드 신성 알렉산더 뷔트너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에레디비지에서 보인 맹활약이 한몫했다. SBV 비테세에서 주로 왼쪽 풀백으로 나선 뷔트너는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를 선보이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짝이는 신예의 등장에 에브라 역시 긴장하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뷔트너를 에브라의 대체자이자 경쟁자로 소개해 에브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는 뷔트너의 영입에 관해 "우린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고 이는 현명한 일이다. 에브라는 이제 31살이고 뷔트너가 에브라와 같은 포지션에서 뛰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매시즌 전 경기를 소화했던 에브라 역시 주전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경우에 따라선 주전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5년간 에브라는 맨유 수비라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 2006년 맨유 유니폼을 처음 입은 에브라는 2007년 경쟁자였던 가브리엘 에인세가 떠난 이후 왼쪽 풀백을 지켜왔다.
퍼거슨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는 사이 에브라의 출전에 대해서만큼 변화를 두지 않았다. A매치까지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에브라는 '철인'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결점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오랜 출전시간은 결국 악재가 됐다. 지난 시즌부터 에브라의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체력적인 문제외에도 잦은 실책으로 골을 헌납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선 후반 11분 상대 공격수를 수비하기 위해 이동하다 잔디에 미끄러 넘어지면서 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에 퍼거슨 감독도 대안의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해부터 에브라의 후계자를 물색하던 도중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뷔트너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퍼거슨 감독은 뷔트너의 기용과 함께 에브라에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 감독은 에브라에 대해 "우리 팀에서 지난 5년간 에브라보다 더 많이 뛴 선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는 무려 240경기동안 쉴 새 없이 터치라인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그는 완전한 철인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향후 에브라는 혹사된 지난 날을 뒤로 한 채 어느정도 휴식을 가질 전망이다. 하지만 마음 편한 휴식이 될 지는 의문이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를 비롯한 영국현지언론들은 적지 않은 나이의 에브라가 이번 기회로 주전자리를 영영 잃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과연 에브라가 체력 보충과 함께 주전 자리 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파트리스 에브라 (C) 선데이 미러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