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신시내티 레즈의 '광속 좌완' 아롤디스 채프먼이 내셔널리그(NL) 세이브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전향했지만 7월 이후 무서운 페이스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채프먼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서 열린 2012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9회 마무리로 나섰다. 1이닝을 2탈삼진 퍼펙트로 틀어막은 채프먼은 팀의 5-3 승리를 지켜냄과 동시에 시즌 34세이브째를 기록, 조엘 한라한(피츠버그 파이어리츠)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채프먼은 시즌 초부터 마무리투수로 나서진 않았다. 지난 5월 21일 뉴욕 양키스전에 마무리로 등판해 첫 세이브를 따내면서 본격적으로 뒷문을 책임졌다. 5월 17일 뉴욕 메츠전서 7회 등판해 1실점(비자책),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마무리로 나선 것은 아니었다.
위기도 있었다. 채프먼은 6월 한 달간 블론세이브 3개를 기록하는 등 4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직구 일변도의 패턴이 읽혔다. 투구수 20개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직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7일 밀워키전서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세이브째를 올리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후는 승승장구. 7월 이후 채프먼은 25차례의 세이브 기회에서 단 1차례도 블론세이브가 없다. 28⅔이닝 동안 자책점은 단 1점. 피안타율은 1할 3푼 3리, 이닝당 주자허용률(WHIP)은 0.71에 불과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탈삼진 51개를 잡아내는 동안 사사구가 6개(4볼넷 2사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강속구 투수의 가장 큰 약점인 제구까지 잡히자 더욱 무서운 투수가 됐다.
3일 경기에서는 첫 상대 브레트 월러스에게 초구 99마일 직구, 2구 87마일 슬라이더를 던진 채프먼은 이후 98마일, 100마일(약 161km) 직구 3개를 연이어 꽂아넣은 뒤 타이밍을 뺏는 89마일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매트 다운스에게는 97마일 직구 4개를 던져 볼카운트 2B 2S를 만든 뒤 90마일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모두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마지막 타자 매트 도밍게즈는 97~98마일 직구 5개로 파울플라이 처리, 경기를 매조졌다.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았음에도 단숨에 리그 세이브 부문 공동 선두까지 올라선 채프먼, 빠른 공에 완급 조절까지 가능해진 그는 이제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로 우뚝 섰다.
[사진=아롤디스 채프먼 ⓒ Gettyimages/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