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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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이대호의 홈런-타점 1위, 왜 대단한가

기사입력 2012.08.28 23:16 / 기사수정 2012.08.28 23:17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시즌 9번째 완봉패다. 선발 투수가 140구를 던지며 호투해도 승리는커녕 패전이다. '빅보이'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 버펄로스가 경기 내내 단 한 차례도 2루를 밟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리며 패했다. 퍼시픽리그 최하위 오릭스의 현주소다.

오릭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후쿠오카현 야후돔서 열린 2012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오릭스 선발로 나선 기사누키 히로시는 7이닝 동안 무려 140개의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타선은 무득점에 그쳤다. 이대호도 이날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 타율이 2할 9푼 1리(409타수 109안타)로 내려갔다.

오릭스의 올 시즌(28일 기준) 팀 타율은 2할 4푼 5리로 리그 최하위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오릭스 타선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이대호를 비롯해 아롬 발디리스, 가와바타 다카요시, 고토 미쓰다카, 오비키 게이지까지 5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라인업이 자주 바뀐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부분이다. 오릭스는 사카구치 도모다카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오카다 다카히로(T-오카다)는 시즌 중반까지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삼진 740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290개만을 골라낸 부분은 분명 타자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장타력 부재도 발목을 잡는다. 이대호는 21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라이온즈, 20개)에 1개 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오릭스에서 이대호 외에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발디리스가 이대호의 뒤를 잇고 있다. T-오카다가 71경기에서 타율 3할 4리 7홈런 44타점을 기록하며 이대호를 지원사격하고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기엔 너무 늦었다. 오릭스는 28일 현재 리그 최하위로 5위 라쿠텐에게도 7경기나 뒤져 있다.

주장 고토는 중요한 순간 삼진을 당하거나 실책을 저지르면서 흐름을 끊고 있다. 56삼진-11볼넷으로 팀 내에서 삼진-볼넷 비율이 가장 좋지 않다. 더욱이 고토는 최근 이대호에 앞서 3번 타자로 자주 나선다. 고토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 4푼 9리 4홈런 37타점, 3번 타자에 어울리는 성적은 '전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 투수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한다. 타점 선두(77점)를 달리고 있는 이대호 앞에 위협적인 타자가 포진하고 있다면 타점 기회도 그만큼 늘어날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토의 타석에서 이닝이 종료되면서 이대호가 선두타자로 나서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타점을 올리기에는 좋은 조건이 아니다.

붙박이 1번으로 활약하던 바비 스케일스는 지난 20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스케일스는 1번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79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대호가 69개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삼진을 기록 중이지만 그만큼 볼넷(54개)도 가장 많다. 이대호의 경기 때 자주 모습을 드러내던 다케하라 나오타카와 투수 이가와 게이, 데라하라 하야토도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이날 오릭스 타선은 상대 에이스 세츠 타다시를 상대로 안타 2개로 두 차례 출루한 것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1루에 머물렀다. 단 한차례도 득점권에 나가지 못했다. 28일 경기 후 오릭스의 오가와 히로부미 타격코치는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발 기사누키에게 미안했다"고 했을 정도다.

일본 진출 첫 해,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뒷받침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퍼시픽리그 홈런-타점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이대호의 맹활약, 그 누가 "영양가가 없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이대호는 그야말로 '고군분투'의 교과서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이대호 ⓒ SBS CNBC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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