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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셰트, "연아는 나에게 좋은 자극제였다"

기사입력 2012.08.26 04:10 / 기사수정 2012.08.26 04: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010년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스케이터가 있다. 생애 가장 중요한 순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어머니와 작별을 고했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지만 의연하게 빙판 위에 나섰다. 그리고 자신의 쇼트프로그램인 'La Cumparsita'를 깨끗하게 연기한 뒤 얼어붙은 빙판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인 조애니 로셰트(26, 캐나다)는 모친상을 당하는 큰 아픔을 극복하고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비보를 듣고 출전한 쇼트프로그램에서는 71.36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의 아픔을 아름다운 연기로 승화시킨 로셰트의 열연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를 찍는 순간 로셰트는 자신의 슬픔을 감추고 연기에 몰입해야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2주 동안은 한 인간으로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죠.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할 때는 내가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케이트를 타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기 위해 흐르는 음악에도 집중했습니다."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뤘지만 동시에 큰 아픔도 겪어야했다. 로셰트는 2010 밴쿠버올림픽 이후 경쟁대회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언젠가는 돌아오겠다"라는 기약을 남겼지만 구체적인 복귀 시기는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고 경쟁 무대에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이미 올림픽에 두 번이나 출전했었고 소치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제 나이가 28세가 됩니다.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경쟁 대회를 떠나 스케이터로서 항상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차기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로셰트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2014년이면 28세가 되는 자신의 나이도 문제가 되지만 무엇보다 든든한 조력자였던 어머니의 부재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어머니없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많이 했어요. 소치올림픽 시상대에 서지 못한다고 제 스스로가 생각하면 출전은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2살 때부터 스케이팅을 시작했고 타고난 운동선수의 기질이 있기 때문에 기량이 쉽게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밴쿠버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는 든든하게 지원을 해주는 어머니가 있었고 좋은 팀이 자신을 이끌어줬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없는 점이 부담이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로셰트는 지난 4년 동안 김연아와 경쟁관계에 있었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경험도 체험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김연아의 아이스쇼가 매우 특별하다고 밝힌 그는 "한국 팬들이 (김)연아에게 환호하는 반응을 보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라웠다. 한국에 오면 스케이트를 타는 일을 매우 즐겁게 만들어 준다"고 밝혔다.

"지금은 연아와 경쟁하는 사이가 아닙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경쟁 관계를 떠나 굉장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드레스 룸에서도 서로 농담도 많이 하면서 각별하게 지냈습니다. 함께 선수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도 공감하고 있죠. 저는 연아의 굉장한 팬이고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한 단계씩 발전하도록 자극을 받았습니다. 연아는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스케이터들에게도 스스로 노력하도록 만들어주는 선수였어요."

지난 2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출연한 로셰트는 전성기 못지 않은 좋은 연기를 펼쳤다. 올림픽 이후 아이스쇼 출연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공연장의 조명과 스크린 등 시설이 훌륭했고 가수의 라이브 공연도 흥미로웠다. 또한 코미디언(김병만)의 퍼포먼스도 재미있었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미소 지었다.



[사진 = 조애니 로셰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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