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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도마의 신' 양학선, 전 세계를 호령하다

기사입력 2012.08.07 06:21 / 기사수정 2012.08.07 08:01

강산 기자

체조와 사격에서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도마의 신'으로 등극한 양학선이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사격에서는 김종현이 남자 소총 50m 3자세에서 은메달을 획득, 2000 시드니올림픽서 강초현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 소총 종목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금1, 은1을 추가한 한국은 7일 현재 금 11, 은5, 동6을 기록, 종합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도마의 신' 양학선, 전 세계를 호령하다

196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던 올림픽 체조의 한을 20세의 '영건' 양학선이 풀었다. 52년 만이다. 양학선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 세계기계체조선수권 남자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체조 신동이 등장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은 양학선에게 뜻깊은 무대였다. 소문난 효자인 그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 어머니께 새 집을 지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예선을 2위(16.333점)로 통과한 양학선은 결선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나서게 됐다. 다른 선수들의 점수를 모두 확인하고 연기에 나서는 만큼 부담감이 없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침착했다. 1차 시기서 착지 과정에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7.40 난이도의 '양학선' 기술은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점수는 16.466, 16.350점 이상만 따내면 금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곧바로 2차 시기에 나선 양학선은 도약과 착지 모두 완벽한 그림 같은 연기를 펼쳤다. 16.600점, 감점도 전혀 없었다. 양학선이 도마 최강자임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아블랴진, 라디빌로프 등 전 세계에서 모인 '도마 대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양학선에게 축하를 건넸다. 로이터, AP 통신 등 주요 외신도 양학선의 연기에 "환상적이었다(Spectaculor)"며 칭찬 일색이었다. '도마의 신(God of Vault)'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표시한 것이다.



집중력 유지한 김종현, ‘위대한 한 발’로 메달 색깔 바꿨다


마지막 한 발이 남았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의 결선 진출, 동메달만 목에 걸어도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1위 니콜로 캄프리아니(이탈리아, 1278.5점)의 금메달은 확정된 상황, 2위 매튜 에몬스(미국)에게는 1.6점 차로 뒤져 있었다. 에몬스의 페이스가 워낙 좋았기에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사격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김종현의 마지막 발은 10.4점에 정확히 맞았다. 반면 은메달이 유력해 보였던 에몬스는 마지막 발을 7.6점에 맞췄다. 극적인 뒤집기로 메달 색깔이 바뀐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2000 시드니올림픽서 강초현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만에 소총 종목 메달을 거머쥐었다. 남자 소총 종목에서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이은철(금메달) 이후 20년 만의 쾌거다. 올림픽 첫 출전에 세계 2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위대한 한 발’의 열매는 달콤했다. 당초 많은 이들은 김종현이 아닌 한진섭에게 더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한진섭은 예선 9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김종현이 예선 5위로 결선에 올랐다.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하지만 김종현은 두 발을 제외한 8발을 10점대에 명중시키는 등 침착함을 유지하며 세계 최정상급 사수로 우뚝 섰다.



‘올림픽 3연패 실패’ 이신바예바, ‘세월은 못 속여’

세월은 못 속이는 모양이다.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30, 러시아)의 올림픽 3연패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신바예바는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서 4m70의 기록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8년 베이징 대회서 금메달을 따낸 이신바예바의 올림픽 3연패 꿈은 좌절됐다. 예전같지 않았다. 이신바예바는 1차에서 개인 최고기록보다 51cm나 낮은 4m55에 도전했지만 바에 걸리고 말았다. 예전의 폭발적인 점프력이 나오지 않았다. 이신바예바는 자존심이 상한 듯 곧바로 4m65에 도전해 단번에 성공시킨 뒤 4m70마저 뛰어넘으며 올림픽 3연패에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4m75를 두 차례나 실패한 뒤 마지막 시기에서 4m80을 넘는데도 실패, 올림픽 3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4m80도 이신바예바의 실외 세계기록인 5m06보다 26cm나 낮은 높이였다. 다소 자존심이 상했을 법도 하지만 그녀는 프로다웠다. 동메달 확정 직후 러시아 국기를 들고 활짝 웃으며 관중을 향해 답례하는 여유도 보였다. "2013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그녀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는 동메달로 마무리됐다.



'목표 초과 달성' 한국, 10-10 프로젝트 넘어설까

올림픽 11일차인 7일, 한국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도마의 신' 양학선이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사격 남자 소총 50m 3자세의 김종현이 은메달을 따냈다. 당초 금 10-10위 진입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대회 10일차에 금메달 목표를 추가 달성했다. 남자탁구대표팀도 홍콩을 게임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복싱 남자 라이트급의 한순철도 준결승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싱크로나이즈스위밍 듀엣 종목에 출전한 박현선-박현하 자매는 예선전에 나선 24개 국가 가운데 12위를 차지, 12년 만에 한국 싱크로나이즈스위밍을 결선에 올려놓았다. 기대 이상의 성과다. 여자하키대표팀은 벨기에를 제압하며 조별리그 유종의 미를 거뒀고, 사이클 여자 옴니움에 출전한 이민혜는 250m 플라잉스타트와 20km 포인트레이스서 14위, 엘리미네이션 레이스서 11위를 기록했다.여자 탁구는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동메달을 노리게 됐고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 출전한 정지현, 84kg급에 출전한 이세열은 각각 8강과 1회전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역도 105kg급에 출전한 김화승은 실격당했다.





7일의 히어로와 엑스맨

히어로
는 제니퍼 슈어(미국)다. ‘넘을 수 없는 산’으로만 보였던 이신바예바를 꺾고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이신바예바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완전히 떨쳐냈다. 야리슬리 실바(쿠바, 은메달)가 마지막 시기 4m80을 넘지 못해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그는 코치와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 또한 극적으로 만들어졌다. 슈어는 실바와 나란히 4m75를 넘었지만 시기차에서 앞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기쁨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 역도 105kg급에 출전했던 김화승이 엑스맨이다. 정말 '아무것도 못 해보고 경기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김화승은 인상 1차 시기에서 178kg을 신청했지만 이를 들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2, 3차 시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인상에서 어떤 기록도 남기지 못했기에 규정에 따라 용상에 참가할 자격도 자동적으로 박탈당했다. 4년간 흘린 땀의 대가가 ‘실격’이라니 씁쓸하다.



미리보는 한국 경기- 축구, 배구, 탁구, 핸드볼

구기 종목 팬들에게는 행복한 하루가 될 듯하다. 축구대표팀은 브라질을 상대로 올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린다. 객관적인 전력은 다소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과의 8강전서 보여준 조직력을 앞세워 최선을 다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영국전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리틀 박지성’ 김보경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세계 최정상급 이탈리아를 상대로 4강 진출을 노린다. 조별리그 브라질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여자탁구대표팀은 단체전서 싱가포르와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8강전서 러시아를 상대로 ‘우생순 2’ 신화를 쓰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굿모닝런던은 다음 올림픽 특집페이지(http://sports.media.daum.net/london2012)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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