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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실수 극복해야 런던올림픽 결선 간다

기사입력 2012.07.16 07:09 / 기사수정 2012.07.16 09: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누구보다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불가능을 극복하기 위해 땀을 쏟았고 먼 타지에서 겪는 고독마저 이겨냈다.

육상 단거리 종목처럼 리듬체조도 동양인에게는 극복할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다. 경쟁력 있는 선수를 키우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국가는 일본이었다. 10년 이전부터 이온컵이라는 국제대회를 꾸준하게 치러온 일본은 지난 2008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도 개최했다.

세계 상위권으로 가기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한 리듬체조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저변이 훨씬 넓다. 이온컵을 오랫동안 개최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세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계체조 강국인 중국도 리듬체조에서는 유럽 선수들의 높은 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층이 열악한 한국에서 배출된 손연재(18, 세종고)의 분전은 분명 주목할만하다.

시니어 3년차인 손연재는 지난 2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위에 올라 런던올림픽 출전을 결정지었다. 그리고 올해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시리즈 종목별 결선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꾸준한 성적으로 인해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개인종합 순위는 5위까지 올라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당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건 안나 알야비예바(19, 카자흐스탄)와 율리야 트리피모바(22, 우즈베키스탄)를 추월하며 아시아 최강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뒤로 하고 세계 상위권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손연재는 결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올림픽 리듬체조는 개인전과 단체전에 메달이 하나씩 걸려있다. 종목별로 메달이 주어지는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와는 다르다. 예선전에서는 출전 선수들이 모두 경합을 치른 뒤 1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선수들만 결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지난 15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막을 내린 '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민스크 대회'는 런던올림픽 전초전이었다. 상위권 선수 2명이 불참했지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무대에서 손연재는 리본(28.125점)-후프(28.050점)-볼(26.300점)-곤봉(27.250점) 4개 종목 합계 109.725점을 받으면서 개인종합 9위에 올랐다. 10위권 진입에 성공하며 런던올림픽 결선행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아쉬움도 드러났다.


리본과 후프에서는 28점대를 넘기며 분전했지만 볼에서는 26점대에 그쳤다. 연기 막판에 범한 실수 때문에 점수가 대폭 감점됐다. 볼을 던지고 등으로 받는 마무리 동작에서 그만 볼을 놓치고 말았다.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볼은 실수를 하면 점수가 크게 감점된다. 곤봉과 후프 리본과는 달리 볼은 한번 놓치면 매트 밖으로 굴러나간다. 타 종목과 비교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점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손연재는 주니어 시절부터 볼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실수를 범하며 '올림픽 액땜'을 했다. 그리고 런던올림픽을 대비해 보완해야 할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실수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리듬체조는 실수의 유무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이번 대회 국제심판으로 참여한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강화위원장은 "올림픽 중상위권 경쟁 결과는 누가 실수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올림픽 결선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모든 종목에서 실수없이 완벽하게 연기를 펼치면 28점대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규 네 종목에서 28점 대 초반과 27점대 후반의 점수를 고르게 받으면 10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전 종목에서 28점을 넘으면 5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받아야겠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연기 자체에 집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손연재는 "나 자신이 만족해야 보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펼쳐야 결과도 좋게 나온다"고 말했다.

손연재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관계자는 "손연재는 이번 민스크 월드컵을 마친 뒤 곧바로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그곳에서 런던올림픽을 대비한 최종 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1분 30초란 짧은 시간동안 리듬체조 선수들은 자신의 연기에 모든 것을 집중시킨다.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감과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손연재의 과제로 남았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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