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수비가 달라졌다.
올 시즌 최다 8연패에 빠졌던 한화 이글스가 이후 3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4경기를 치를 동안 한화의 약점 중 하나로 지목되던 실책이 단 1개도 없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유창식의 5이닝 1실점 역투와 최진행의 연타석 홈런, '캡틴' 한상훈의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을 앞세워 8-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에는 견고해진 수비도 한 몫 했다.
한화가 2-1로 추격당하던 3회말 1사 만루 위기, 양의지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1-2(포수)-3(1루수)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돌려세울 때부터 분위기는 감지됐다. 여기서부터 흐름은 한화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는 '호수비 퍼레이드'였다. 4회말 2사 1, 2루 위기 상황, 이종욱의 타구는 1-2간을 가를 듯 보였다. 하지만 2루수 한상훈이 이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낸 뒤 침착하게 1루에 송구,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5회에는 오선진도 동참했다. 5회말 2사 2루 상황, 양의지의 땅볼 타구는 3유간을 빠져나갈 듯 보였지만 오선진의 다이빙을 뚫지 못했다. 오선진은 이 타구를 잡아 침착하게 1루에 송구, 양의지를 아웃 처리했다. 이 아웃카운트로 선발 유창식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8회에는 유격수 이대수가 이원석의 좌익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1루에 송구, 아웃 처리했다. 역시 쉽지 않은 타구였다.
비록 9회말 수비에서 최진행의 실책성 플레이로 3루타를 내주긴 했지만 타구가 조명에 들어가면서 발생한 상황이었다. 또한 8-1, 7점차까지 벌어지면서 어느 정도 승부가 갈린 뒤였다. 승부처에서 나온 견고한 수비가 있었기에 이날 승리도 있었다.
한화의 올 시즌 팀 실책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48개, 문제는 클러치 상황에서 유독 많은 실책이 나왔다는 점이다. 한화의 올 시즌 총 실점은 388점, 자책점은 354점이다. 즉 34점은 실책으로 만들어진 점수였다고 할 수 있다. 롯데도 총 304실점 269자책점을 기록, 35점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공격력으로 이를 만회했다.
수비가 견고해지면서 한화의 경기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고비마다 나온 호수비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선수들은 더욱 자신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 층 견고해진 수비, 한화가 상승세를 타는 이유다.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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