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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十六國記] 빌리치의 크로아티아, 그들을 덮은 이상한 기운

기사입력 2012.06.19 11:11 / 기사수정 2012.06.19 11:13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운이 없다. 크로아티아는 끝내 오랜 시간 그들에게 드리운 불운한 기운을 없애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19일 폴란드의 아레나 그단스크에서 열린 유로 2012 조별예선 C조 최종전에서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스페인에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같은 시간 이탈리아가 아일랜드를 2-0으로 꺾으며 C조의 8강 진출팀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확정됐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전적 1승 1무 1패로 아쉽게 8강행에 실패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경기에서 스페인을 적지않이 위협했다. 스페인이 볼 점유율은 높았으나 한 방을 노리는 크로아티아의 공격도 그만큼 날카롭게 전개됐다. 후반 14분 모드리치의 크로스 패스에 이은 라키티치의 헤딩슛과 후반 34분 페리시치의 오른발 슛을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가 막아내지 않았다면 8강 진출팀의 이름은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스페인전 뿐 아니라 조별리그 내내 크로아티아의 전력은 '동유럽의 패자'로서 손색 없었다는 평이다. 아일랜드를 상대로 화력 시범을 보였고 이탈리아전에선 0-1로 끌려가면서도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며 만주키치의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플레이메이커 모드리치의 조율과 스르나의 측면 공격, 그리고 다양한 성향의 공격수들로 크로아티아는 맞춤형 전략을 준비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그들을 외면했다.

크로아티아의 불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크로아티아는 유로2008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유로2008은 2006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슬라벤 빌리치 감독의 첫 메이저대회였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독일마저 조별리그서 2-1로 제압하며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빌리치 감독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상승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8강 벽을 넘지 못했다. 터키가 크로아티아의 발목을 잡았다. 전후반 90분을 득점없이 비기고 돌입한 연장전. 연장 후반 29분 클라스니치의 득점이 터지며 크로아티아가 그대로 준결승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3분 뒤 터키의 동점골이 터졌고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의 준결승 진출은 좌절됐다. 유로2008 크로아티아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조용히 사라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에선 잉글랜드의 벽에 막혀 본선 진출이 좌절됐던 크로아티아였기에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빌리치 감독 또한 "이번 대회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라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크로아티아 팬들의 기대가 높았으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크로아티아는 이번에도 그들을 뒤덮은 이상한 기운을 없애지 못했다.

[사진 = 마리오 만주키치 ⓒ BBC 홈페이지 캡처]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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