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강산 기자] '숙적' 일본에 패해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김희진(IBK기업은행)과 양효진(현대건설)은 전날에 이어 또 한번 가치를 입증했다.
한국은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서 열린 부산-IBK기업은행 2012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19-25, 25-23, 19-25, 22-25)으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김희진(18점)-양효진(15점)은 33득점을 합작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김희진은 이날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 팀내 최다인 18점을 올리며 이틀 연속 맹활약을 펼쳤다. 김희진은 지난 9일 열린 일본전서도 서브득점 3개 포함 18득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황연주의 부상으로 인해 라이트 포지션으로 나서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에서 센터로 나섰던 김희진은 이번 대회에서 후위공격까지 완벽 소화해내는 등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희진은 이에 대해 "원래 후위공격을 했었다"며 "소속팀에서는 알레시아가 있으니 안 했던것 뿐"이라고 밝혔다. 김희진은 소속팀 IBK기업은행에서 센터로 활약하며 공격, 블로킹, 서브까지 모든 부분에서 강점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치른 일본 팀의 주장 아라키 에리카는 김희진에 대해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득점을 많이 뺏겼다"며 "당시 활약이 대단했기에 오늘도 경계했다"고 밝혔다. 김희진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예선 일본전에서 승부처에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이며 13득점,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김희진의 공격이 빛났다면 양효진은 높이를 바탕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양효진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에바타 유키코(일본), 폴렌 우슬루펠리반(터키)들도 양효진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서 세트당 평균 0.958개의 블로킹으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오르며 3년 연속 '블로킹 퀸'에 등극했다. 높이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로 평가받던 그녀가 세계 대회에서도 진가를 보여줬다는 점은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엄청난 수확이다.
비록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이는 베스트 멤버가 가동되지 않은 탓이다.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는 부상 없이 실전을 통한 단점 보완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대회 최종전인 일본전을 마친 뒤에도 "김희진, 양효진, 하준임의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 점이 소중한 소득"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활약이 런던까지 이어진다면 올림픽 메달 획득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사진=김희진, 양효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