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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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실패' 체코는 "여전히 방황중"

기사입력 2012.06.09 16:4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창은 무뎠고 방패는 약했다. 러시아에 1-4로 완패한 체코 대표팀의 모습이다.

체코는 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2012 A조 1차전에서 러시아에게 1-4로 패했다. 승점 3점 획득이 목표였지만 오히려 동유럽 강호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만 입었다.

이번 패배는 경기결과와 내용 모두 체코에겐 만족스럽지 못했다. 득점찬스를 만들어야 했던 공격은 더뎠고 수비는 견고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체코 대표팀엔 근본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다.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체코의 황금기를 이끌던 주역들의 은퇴 공백이다. 1996년 체코의 유로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던 파벨 네드베드의 은퇴와 다비드 로제날, 토마스 위팔루시 등 수비의 중추들의 퇴역으로 체코 대표팀엔 공백이 생겼다.

이들 공백을 메울 숙제를 안고 있는 체코는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새로운 선수구성으로 유로본선 도전에 나섰지만 첫 경기만에 또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황금세대들의 은퇴, 수비 중심 잃은 체코

러시아에 완패한 체코의 가장 큰 문제로 수비가 지목되고 있다. 빠른 역습에 쉽게 무너졌고 뒷공간은 상대에게 허술했다.

이날 체코는 포백라인을 구성했다. 중앙엔 토마시 시보크와 로만 후브닉이 섰고 좌우엔 미하일 카들렉과 게브르 셀라시에가 포진했다. 하지만 모두 기대 이하의 수비력을 보였다. 풀백들은 측면에 빈 공간을 내주며 무너졌다. 시보크와 후브닉의 집중력 부족도 문제였다.

체코가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한 팀은 아니었다. 준우승했던 1996년 대회에선 미도슬라프 카들레츠와 얀 수호팔레크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이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다. 또한 최근 몇년전만해도 다비드 로제날과 토마스 위팔루시 등이 섰던 중앙과 즈데넥 그리게라와 마렉 얀쿨로프스키가 풀백에 선 포백은 여느 팀 못지 않았다.

이들의 퇴장과 함게 체코는 대체자 급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마저 문제를 드러내며 또 다시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네드베드 없는 체코, '지금은 방황중'

수비라인의 문제만큼이나 공격도 문제였다. 최전장 밀란 바로시를 주축으로 짜여진 공격진은 빠르고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소득이 없었다.

또한 러시아의 강한 압박과 잘 짜여진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최근 체코 대표팀이 겪고 있는 네드베드 앓이의 이유를 보여준 장면들이었다.

2009년 5월 네드베드가 은퇴를 선언한 이후 체코는 지금까지 방황중이다. 현역시절 왕성한 활동량과 성실한 플레이는 체코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였다. 하지만 더 이상 네드베드가 뛰지 않는 지금 체코는 뚜렷한 공격색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전도 마찬가지였다. 원톱으로 나선 밀란 바로시는 고립됐고 토마시 로시츠키가 넓은 활동반경과 경기 템포 조율로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대회 체코의 미래로 등장한 얀 레제크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체코는 대회 직전까지 왕년의 영웅들의 퇴장 속에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전을 통해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과연 체코가 남은 조별리그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러시아에 패한 체코 대표팀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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