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최근 일본프로축구 J리그가 유럽과 같은 시기 시즌을 치르는 추춘(秋春)제 도입 추진을 발표해 화제다. 추춘제란 가을에 시작해서 다음연도 봄에 종료하는 시즌제를 뜻하며 유럽 빅리그를 비롯해 많은 축구 강국들이 선택하고 있는 운영 방식이다.
J리그는 1993년 첫 출범이후 단일 시즌을 택해 왔다. 매해 3월부터 12월 까지 리그를 진행하는 것. 그간 마케팅, 관중 유도, 구단 운영등 아시아의 ‘이노베이터’(innovator) 역할을 한 J리그가 추춘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뿐만 아니라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 그들을 벤치마킹하는 아시아 각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너무도 강한 야구의 인기
일본 프로스포츠의 절대적 인기는 프로야구(NPB)다. 크게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자신의 응원 팀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의 특성상 J리그는 프로야구에 밀린 인기를 보였다. 일본 프로야구는 3-11월까지 진행되며, 야구의 시즌과 일치한 축구는 어느 순간 상승이 멈췄다.
초창기 J리그는 개리 리네커, 둥가, 스토야코비치 등 스타플레이어 마케팅 실시 이후 지역 연고 정착, 대표팀의 외적 성과(여자월드컵, 아시안컵, 아시안게임)를 앞세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전 세대에 걸친 야구 인기 능가란 쉽지 않은 일.
J리그가 한창 진행될 6-8월은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전 일본 고교야구 선수권(코시엔)등 굵직한 야구 이벤트가 열린다. J리그 사무국은 1-2월의 겨율 휴식보다 6-8월의 휴식으로 축구 노출 기회를 확보하고자 한다. 야구의 인기에 맞서기 보단 자신들 기간을 확보함으로 독자성을 얻겠다는 것이 J리그 사무국의 취지다.
제반 조건, 기후로 자신감 가져
일본은 산을 많이 가진 4개의 큰 섬나라로 기후의 변화가 심하다. 특히, 겨울보다 여름이 심하다. 시코쿠, 오사카 남부는 다우 지역으로 이곳은 1,2부리그 총 10개 구단 연고지를 포함하고 있어 여름 태풍과 비로 관중유도에 영향이 있었다. 경기 연기가 쉽지 않은 축구의 특성상 강풍이 몰아쳐도 진행 할 수 밖에 없었다.
추춘제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 일본의 겨울 온도는 한국보다 대체로 포근한 영상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해양성 기후라 체감온도가 높지 않은 것이 특징. 겨울의 영향이 직접적인 지역은 추운지방인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방이다. 이 지역 연고팀은 곤사도레 삿포로, 몬테비데오 야마가타 등 5개팀이다.
J리그 사무국은 이 같은 기후적 상황으로 추진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 겨울에 경기 하기 힘든 팀들을 가장 추운 시기 따뜻한 곳에서 원정 경기 연전을 갖게 한다는 것. 이 같은 추진에 강력한 밑바탕이 되는 것은 지붕이 있는 구장도 한몫한다.
일본의 축구 경기가 가능한 돔구장은 총 5개(삿포로돔, 후쿠오카돔, 도쿄돔, 도요다스타디움, 오이타돔) 특히 후쿠오카돔과 도쿄돔은 야구경기 뿐만 아니라 좌석이동을 통해 미식축구(NFL)개최 경험도 있어 축구장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 하는 것이다.
J리그 사무국은 이 같은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겨울 시즌을 치를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리그, 대표팀 국제경쟁력 상승
J리그가 추진이유로 언급한 국제 경쟁력은 대표팀 뿐만 아니라 J리그 순수 가치 상승도 내포하고 있다. A매치 데이 차출, 일정 섭외등의 이유도 있지만 유럽과 동등한 이적시장을 가짐으로 선수의 해외진출 편의는 물론, 시즌 중반 선수 유출로 팀들의 전력 타격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
J리그는 겨울과 여름 두 차례 이적 기간을 가진다. 하지만 시즌이 유럽과 전혀 달라 이적료 산정, 계약기간을 상당수 유럽 구단에 양보했어야 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 우수선수 영입으로 전력보강 등 유럽과 비슷한 이적 시장을 가짐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J리그 사무국은 아시아 축구연맹 주관 챔피언스리그 (ACL)도 5월 16강 일정 이후 9월까지 휴식기를 가진다는 점을 예로 들어 경기력 지장이 없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왜 하필 2014년 도입?
올림픽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현역시절 출간한 자서전 ‘영원한 리베로’에도 J리그 추춘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홍 감독은 J리그는 오래전부터 추춘제를 기획하고 있으며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도입 할 것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간 시기상의 문제가 있었다. 기존의 시즌을 종결하고 반년 가까이 ‘텀’(Term)을 두고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무리 요소가 있었다는 것. J리그는 앞서 언급한 많아진 해외진출, 계절적 피해를 총 망라해 2014년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
2014년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해. J리그 사무국은 2013 시즌을 종료하고 일본축구협회(JFA)와 협의 후 월드컵 출전을 앞둔 일본 대표팀에 배려를 할 것으로 보인다. 6개월간 대표팀 집중 훈련과 평가전을 이어나가 본선 최상의 성적을 이끌겠다는 것.
J리그 사무국은 오랜 시간 대표팀 훈련을 배려한 뒤. 최상의 성적을 거둔 대표팀 이후 “이젠 J리그다”라는 모토로 집중 홍보할 계획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는 알수 없는 법. 이 모든 것은 J리그의 상상일수도 있다. 하지만 끊임없는 발전책과 성장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J리그 사무국의 움직임은 아시아 각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 된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