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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너, "한국 팬들이 나를 받아줄지 걱정했다"

기사입력 2012.05.06 11:42 / 기사수정 2012.05.06 11: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의 아이스쇼 초청을 받았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있었어요. 과거 연아와 저는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한국 팬들이 저를 받아줄지가 염려됐기 때문이죠. 첫 공연에 나서기 전까지 걱정이 됐지만 많은 분들이 큰 환호를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고 있는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를 찾은 첫 손님이 있다. 바로 2011~2012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챔피언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다.

김연아(22, 고려대)보다 세 살 위인 코스트너는 시니어 무대 각종 대회에서 경쟁을 펼쳤다. 그동안 김연아의 아이스쇼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코스트너는 처음으로 김연아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 연아의 쇼에 초청을 받았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고 한편으로는 영광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통 봄 시즌에는 공연에 많이 출연하지 않아요. 학교에 출석해야하고 할 것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초청을 받은 뒤 ‘나 학교에 안 가 한국에 갈래’하면서 이 쇼에 출연하게 됐습니다.(웃음)"

25세에 맞이한 전성기 "2년 만 건강했으면 좋겠다"

지난 2011~2012 시즌동안 코스트너는 8개의 대회에 출전했다. 이 중 세계선수권을 포함한 다섯 개를 휩쓸면서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코스트너는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를 통해 유럽을 대표하는 스케이터로 성장했다. 이후 각종 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했다.

하지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2) 안도 미키(25, 이상 일본)에 밀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올 시즌 김연아가 없는 무대에서 정상을 차지한 코스트너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5세가 될 때까지 대회에 많이 출전하면서 경험이 많이 쌓였어요. 얼음 위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숙련도가 생겼죠. 나이가 든 만큼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생각해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2년만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2년 뒤에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다. 코스트너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점프 감각은 물론 멘탈까지 무너지면서 16위로 추락했다.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코스트너는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아직 소치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확답을 드릴 수 없어요.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높은 수준의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김연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스케이터

코스트너는 점프의 난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기술을 구사하면서 컨시를 높였다. 이러한 선택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올 시즌 다섯 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 때, 코스트너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했지만 이 기술대신 점프의 난이도를 낮추고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신경을 쓰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15~16세 때는 점프를 잘 뛰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난도의 트레이닝을 15년 정도 받다보니 몸에 변화가 생겼고 고난도 기술에 대한 고민이 생기게 됐죠. 이제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안 되는 것은 포기하는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스케이터로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내려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고난도 기술과 전체적인 프로그램 완성도를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트너는 김연아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오랫동안 각종 대회에서 만난 '스케이터 김연아'에 대해 코스트너는 존경의 뜻을 전했다.

"같은 스케이터로서 김연아를 존경합니다. 아직 개인적으로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대회에서 만날 때 언제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어요. 또한 주위의 기대로 인한 압박감도 많았을텐데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점이 인상적입니다."

피겨 여자 싱글 선수로서 25세의 나이는 적지 않다. 뒤늦게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코스트너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코스트너는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여러 대회에 출전하며 이 도시 저 도시 많이 옮겨 다녔죠. 이번 공연이 끝나면 일단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다시 대회를 준비할지 아니면 공연에 출연할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길로 돌아설지에 대해 결정하려고 합니다."

코스트너는 어린 시절부터 이탈리아 빙상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5세의 나이에 이를 때까지 여러 대회에 출전하며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룬 그는 '기존의 길'과 '새로운 길'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사진 = 카롤리나 코스트너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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