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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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학생야구에 '꼴찌'는 없다

기사입력 2012.04.16 09:45 / 기사수정 2012.04.16 09:45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3월부터 시작됐던 '2012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모두 끝났다. 각 학교 모두 누가 우승팀으로 결정됐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경기 내용을 선보인 가운데,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둔 학교는 자동적으로 '왕중왕전 진출 티켓'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학생야구 선수들을 '눈에 보이는 숫자'로 판단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 오히려 왕중왕전 진출의 꿈을 접은 학교들 중에서도 좋은 재원들이 많이 있는 법이다. 전국 고교야구부 숫자는 총 53개. 이 중 절반 정도의 학교만이 황금사자기 무대에 '선택'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 학교 중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최소실점'이나 '승자 승' 원칙에 걸려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우도 있다. 후반기 리그전이 남아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한 학교 역시 아직 기회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울지역 '돌풍의 핵', 중앙고 야구부

서울은 지역 예선 통과가 가장 어려운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야구부가 모여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왕중왕전 진출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왕중왕전 진출의 '마지노선'은 대체로 4승 정도로 본다. 실제로 황금사자를 품에 안겠다는 꿈을 꾼 6개 학교는 모두 4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4승을 거두고도 서울지역에서 고배를 마신 학교가 있다. 중앙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가기만 하면 패하기 일쑤였던 그 중앙고가 올해에는 4승이나 거두며 시리즈가 종료될 때까지 다른 학교들을 괴롭혔다. 특히, 그들은 같은 조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울고의 발목을 잡은 유일한 학교(3-1승)로 기록됐다. 지난해 화순고가 전반기 왕중왕전 실패 직후 후반기 리그전에서 우승했던 것처럼, 올해는 중앙고가 '후반기의 팀'이 될 수 있다.

뒤늦은 시즌 첫 승, 전주고 야구부

대부분 학교가 시리즈 끝까지 타 학교를 괴롭힌 것과 대조적으로 전주고 야구부는 일찌감치 전반기 왕중왕전 진출 꿈이 좌절됐다. 지난해보다 전력이 다소 약해진 '광주3강'을 상대로도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 들어 전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는 효천고와 화순고에게도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4패째를 기록했을 때 전주고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최하위가 확정됐었다. 그만큼 전주고가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는 주장 문경원을 비롯한 유급생 선수들이 제대로 뛰지 못한 결과 속에 얻어진 것이기도 했다. 팀을 진두지휘해야 할 선수가 실전에 투입되지 못한 것은 어려운 전주고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더구나 외야수 우영재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것도 그 어려움을 더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주고는 지난 14일 경기에서 군산상고에 5-4로 승리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5경기 만에 얻은 시즌 첫 승에 전주고 선수들이 감격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비록 마지막 경기에서 동성고에 또 다시 패하며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것까지 막을 수 없었지만, 후반기 '전주고 역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있다. 일단, 지난해와 같은 '선수수급의 어려움'이 해소됐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

혹자는 이들을 비롯하여 하위권을 전전하는 학교들에게 '꼴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학교의 선전이 있기에 전국대회 우승팀도 나오는 것이고, 프로야구 선수들도 배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야구에서 '라이벌'이라는 것은 반드시 강팀이라 불리는 학교들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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