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이만한 신데렐라 스토리도 없다. 2004년 마이너리그 데뷔 이후 8년 만에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는 이제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마무리투수 대열에 합류할 채비를 갖췄다. 바로 LA 다저스의 마무리투수 하비 게라(27)의 이야기다.
게라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2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서 3-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삼자 범퇴로 처리, 시즌 5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로써 게라는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를 통틀어 세이브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6승 1패로 순항중인 다저스의 5승은 게라의 손에서 마무리됐다.
2004년 마이너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게라는 약 8년 만인 2011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그것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초반 다저스는 뒷문 단속에 대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조너선 브록스턴이 부진에 이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고육지책으로 선발 비센테 파디야까지 마무리로 돌려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바로 게라였다. 게라는 지난해 5월 15일 애리조나전서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초반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던 게라는 5월 7경기에 출장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7, 6월에는 1승 평균자책점 2.16으로 활약, 7월 8일 샌디에고전부터 본격적인 마무리로 나섰다.
마무리투수 변신 이후 게라는 10경기 연속 세이브를 성공시키며 팀의 주전 마무리투수로 우뚝 섰다. 5월과 6월에 기록한 세이브까지 합해 총 12경기 연속 세이브 성공이다. 특히 8월 20일 콜로라도전서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 전까지 세이브 상황에서는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게라는 지난 시즌을 2승 2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의 빼어난 성적으로 마쳤다. 23차례의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는 단 2개에 불과했고 46.2이닝 동안 피안타율도 2할 1푼 8리로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 게라는 더욱 무서운 마무리투수로 변신했다. 5일 샌디에이고전서 첫 세이브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무실점 세이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5경기를 치르면서 매 경기 탈삼진을 1개씩 잡아냈고 피안타와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하다. 피안타율은 7푼 1리, WHIP(이닝 당 주자허용률)은 0.40이다. 완벽한 마무리투수의 모양새를 갖췄다.
평균 구속 95마일(약 153km/h)의 직구와 92마일(148km/h)의 커터, 최고 90마일(145km/h)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를 보유한 게라는 마무리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오랜 마이너 생활을 거쳐 메이저리그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게라, 그가 올 시즌 ML 정상급 마무리투수 대열에 오르며 다저스의 부활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하비 게라 ⓒ MLB.COM 캡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