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검찰청은 14일 이와 관련된 최종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12월 불법 사설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수사하던 중, 프로스포츠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승부조작 사실을 밝혀내고 배구와 야구에 걸쳐 총 31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죄로 인지해 11명을 구속기소하고 1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4명은 군검찰에 이첩(군검찰 기소)했다.
대구지검의 조사결과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에서는 17경기, 여자배구에서는 1경기, 야구에서는 5경기가 등 총 23경기가 경부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 배팅을 하고 있는 브로커들은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성적이 안좋은 소속 팀 선수들에게 접근해 승부조작에 가담하자고 유도했다.
이들 중, 삼성화재의 A선수는 유일하게 자진신고를 했다. 검찰은 A선수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약식처리했다고 전했다.
승부조작 가담자들은 경기당 150~500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승부조작이 드러난 배구 구단은 KEPCO, 상무신협,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흥국생명 등이다. 특히, 상무에서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들은 제대 후 소속 팀으로 복귀해 선수 혹은 전력 분석관 등 스텝으로 활동했다. 브로커들은 주로 리베로와 세터들을 포섭해왔다.
승부조작은 판독이나 적발이 어렵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왔다. 배구는 리시브를 일부러 불안정하게 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스파이크를해 마치 범실이 나는 것으로 위장했다. 야구는 경기 첫 회 볼넷을 전져서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도록 조작을 했다.
또한, 스포츠계의 엄한 선후배 관계도 승부조작을 부추겼다. A선수(KEPCO)와 K선수(상무)는 브로커에 매수된 뒤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후배를 비롯한 타 선수들을 승부조작에 끌어들었다. 이들은 조작에 가담한 대가로 금품을 지급했다. 특히, KEPCO 소속의 A선수는 남자선수 뿐만 아니라 여자선수 2명까지 승부조작으로 유도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공식 발표하면서 앞으로 전주와 브로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폭력조직의 개입여부도 명확하게 규명하겠다고 덧붙었다. 대구지검은 "승부조작의 발본색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며, "도박사이트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승부조작의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