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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의 대들보 미드필더 한진숙 선수

기사입력 2004.10.12 19:39 / 기사수정 2004.10.12 19:39

조용환 기자

[릴레이 인터뷰3]
§대교 캥거루스의 한진숙 선수§ 

 

'대교 캥거루스'의 한진숙 선수 인터뷰를 위해 가평에 위치한 숙소를 찾았다. 가평 마이다스호텔 리조트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숙소는 맑은 공기와 푸르른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선수들의 트레이닝을 위한 환경으로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숙소에 도착하자 앞에는 아직 어린 티가 묻어나는 백구 두 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마침 선수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중이었다. 곧 우리는 한진숙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2002년 11월 창단한 대교 캥거루스는 INI스틸과 함께 여자 축구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그 중 릴레이 인터뷰 세번째 주자인 한진숙 선수는 세 자매 축구선수 중 막내로 언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 때 언니들과 경기에서 마주쳐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날이면 경기가 끝나고 한동안 서로 말도 안할 정도로 냉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선수의 요즘 그라운드에서의 느낌은 남다르다. 큰 언니는 은퇴했고, 둘째 언니는 부상으로 인한 회복이 불투명하니 마지막으로 남은 자신의 몫이 더 커진 느낌이다. 더 이상 앞으로 ‘한 시스터즈’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이제 한 선수도 세 자매의 ‘막내’에서 팀의 ‘맏언니’로서 든든한 고참이 되어 후배들을 이끌고 있었다. 10월 12일 전국체전의 준우승 경기를 앞두고 우승을 노리고 있는 대교는 요즘 맹연습 중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10번 달고 있는데, 10번은 가장 중요한 선수에게 주는 번호 아닌가?

A: 선생님이 정해주셨다. 자기가 원하는 번호를 갖기도 하지만 보통 실업팀은 선생님들이 정해주신다. 번호가 안 맞는 것 같다.(웃음) 숭민 시절에도 10번이었다.

 

Q: 언제부터 축구를 했나?

A: 초등학교 6학년 겨울부터 운동을 시작 했다. 다른 선수들 보다는 빨리 시작한 편이다. 언니들 운동하는 게 멋있어 보였다. 언니들이 있는 중학교에 가려고 준비했었다.

 

Q: 대교는 어떤 팀인가?

A: 구단이 생긴 지는 2년 됐다. 우리는 주로 대학선수 위주로 선발해서 젊고 활기찬 팀 컬러를 갖고 있다.

 

Q: 숭민과 비교해서 지원이나 조건이 어떤가?

A: 숭민 때나 지금이나 구단의 지원은 만족스럽다. 숭민 때는 선수층이 좋았다. 지금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노장이다.(웃음) 밑에서 워낙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Q: 현재 팀에서 맏언니 격인가?

A: 그렇다.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내가 솔선수범해야 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후배들을 격려 해야 하는 위치이다.

 

Q: 포지션은 미드필더인데 자신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A: 몸싸움과 스피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장점은 글쎄... 패스웍이 좋은 편이다.(웃음)


Q: 올해 팀 성적은?

A: 저조하다. 이번 전국체전 우승을 노리며 열심히 훈련 중이다.

 

Q: 팀 분위기는?

A: 좋다. 연습게임 잘 하고 있다. 마무리 잘 하겠다. 다른 경우도 그렇겠지만 서로 실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보통 경기는 컨디션에 따라 좌우된다.

 

Q: 연습게임 상대는?
A: 전국 체전하기 얼마 전 대구에서 여자 청소년 대표 팀과 했다. 3:0으로 이기긴 했지만 힘든 게임이었다.

 

Q: 청소년 선수 중 눈에 띄는 선수?

A: 박은선 선수다. 체력도 좋고 스피드도 좋은 편이다.

 

Q: 청소년대표가 세계대회에 참가하는데 잘할 것 같나? 아무래도 세계의 벽을 느껴봤으니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않을까?

A: 잘할 것 같다. 청소년 애들도 실업팀이 쉽게 이기지 못할 만큼 뛰어나다. 중국도 3:0으로 이겼는데... 4강쯤 들지 않겠나.

 

Q: 전국체전은 어떻게 치러지나?
A: 대학부와 함께 토너먼트로 치러진다. 이번에 여주대와 첫 경기를 했는데, 승리는 했지만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여주대. 울산과학대, 경희대, 한양여대 등이 실력이 비슷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실업 팀들도 실력차가 많이 줄었다.

 

Q: 앞으로 뭘 하고 싶은가?
A: 결혼해야지.(웃음) 농담이고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 지도자는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

 

Q: 실례지만 애인은?

A: 실례지만 없다.(웃음) 

 

Q: 여가시간은?

A: 숙소에서 시내까지 택시비가 많이 나와서 웬만하면 시내엔 안 나가게 된다. 공기는 좋은데 답답하기도 하다. 그나마 나는 객지생활을 오래해서 숙소생활이 익숙한 편이다. 주말엔 매주 집에 간다.

 

Q: 좋아하는 선수나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면.

A: 서울시청의 이명화. 항상 열심히하는 선수다. 나이도 많은데 항상 최선을 다한다.

 

Q: 축구선수는 나이가 들면 포지션을 수비로 바꾸는데...

A: 오래 차고 싶은 욕심은 없다. 할 수 있음 하겠지만. 하는데 까지는 열심히 하겠다.

 

Q: 젊고 힘 있는 선수도 필요하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도 필요할 것 같은데, 팀의 도움이 많이 되겠다.
A: 그렇다.(웃음)

 

Q: 자매 셋이 모두 축구를 하는데
A: 그렇다. 그러다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취재가 많은 편이었다.

 

Q: 큰언니는 은퇴했다고 알고 있는데 뭐하고 있나?
A: 지도자로 중학교에 있었다. 재작년부터는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다. 내년에 결혼 할 것 같다.

 

Q: 한선애 선수(둘째언니) 부상은?
A: 운동은 그만 둬야할 것 같다. 수술을 2번했는데 또 다쳤다.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다.

 

Q: 구단은 계약제가 되나?
A: 연봉계약이다.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다. 계약금은 없다.

 

Q: 몇 달전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 힘들었던 일은 해결 잘 됐나?

A: 잘됐다. 감독님과는 대학 시절부터 같이 지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Q: 운동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을 때를 말한다면. 후회가 됐던 일이 있었을텐데.

A: 선생님들하고 트러블 있었을 때나 스타일이 안 맞을 때. 감독님 스타일과 내 스타일이 다를 때가 운동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한다. 선생님 잘 만나서 실력이 늘 수도 있고, 반대로 잘 안맞으면 잘하는 선수가 도태될 수 있다.

 

Q: 한진숙 선수를 추천한 김미정 선수와는 자주 만나나?
A: 개인적으로 자주는 못 만나지만 경기할 때 보거나 휴가 때 만나는 편이다.

 

Q: 팬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남자축구처럼 관중도 많이 왔으면 좋겠고, 학부모 외에도...(웃음) 방송중계도 많이 해주고 여건이 많이 좋아져서 계약금 - 현재 여자실업축구 선수들은 계약금 없이 연봉만 받고 있다 - 도 생기고 해서 많은 도움 받았으면 좋겠다.  아시아청소년도 우승했으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남자축구는 밤새면서 보면서 여자축구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Q: 릴레이인터뷰 다음 추천 선수는?

A: 울산과학대 박윤주 선수. 학교후배로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직접 만나본 한진숙 선수는 외모와 말씨 모두 정말 믿음직스러운 선수였다. 경기장에서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본다.

 



조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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