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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포츠탐방기②] '야구의 나라' 日 야구박물관, 그 속의 한국

기사입력 2012.02.21 07:57 / 기사수정 2012.02.21 07:57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도쿄, 서영원 기자]무엇이든지 기념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마니아들이 많아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습성은 스포츠에서도 드러난다.

일본프로축구에만 40~50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하고 있고 일본프로야구에도 이대호, 임창용, 김무영 등이 올 한해 한국을 대표해 열도 정벌에 나설 전망이다. 축구박물관, 야구박물관, 국립체육박물관,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 탐방기를 통해 나날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스포츠를 조명해 봤다.

야구의 나라에서 야구박물관이란...

일본은 누가 뭐래도 야구를 사랑하는 나라다. 학창시절 체육 활동을 통해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많고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을 비롯해 12개 구단 양대리그의 프로야구까지 그 기반이 탄탄하다. 상징성과 운영방식 등에 잡음이 있었지만 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연속 우승을 거머쥐는 원동력이 됐다.

일본 야구박물관은 도쿄돔에 자리잡고 있다. 공식 명칭은 '베이스볼 뮤지엄(The baseball Museum)'이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일본야구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아마추어 야구, 일본 대표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영상자료실, 야구 도서관 등도 따로 구비하고 있다. 

상상 이상의 WBC 우승 기념

한국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일본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게 WBC였다. 일본의 야구박물관은 도쿄돔 지하에 단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WBC 우승 트로피와 선수들의 실제 착용 유니폼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애초 아마추어 야구 코너로 운영되는 공간이었지만 아마추어 관련 물품을 축소하고 WBC 관련 물품을 추가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대표’라는 코너를 따로 마련해 당시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 코칭스태프의 유니폼을 전시하고 배트, 글러브, 기록지 등을 기부 받아 전시 중이다. 사진관에는 2009 WBC 아시아예선 한일전에서 김광현과 스즈키 이치로의 맞대결 사진이 전시돼 있는데 한국 팬 입장에선 가슴 한편이 시릴 만한 기억이다. 당시 한국은 김태균의 투런 홈런에도 불구하고 2-14로 7회 콜드패했다.

영상기념관에서는 애초 '역대급' 일본 투수들과 타자들의 영상을 상영했다고 한다. 그러나 WBC 이후에는 1,2회 대회 일본팀의 전 경기 하이라이트로 대체됐다. 


아마추어 야구의 기록

일본에서 아마추어 야구라 하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바로 학생야구와 사회인야구다. 학생야구는 고교야구를 중심으로 초등, 중등부로 구성된다. 역대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 결승전 출전 학교들과 그 결과가 현판에 기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즈의 쌍두 마차 사이토 유키와 나카타 쇼의 글러브와 배트가 전시 중이다. 

사회인야구 공간에는 일본 전역에 걸쳐있는 독립리그와 실업리그를 중심으로 전시해 놓았으며 실업리그 출신으로 유명한 와다 쯔요시, 마쓰나카 노부히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등 사회인 출신 선수들의 소장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프로야구 12개 구단을 한 눈에

'프로야구 라운지'라고 불리는 프로야구 공간에는 12개 팀의 유니폼과 핵심 선수들의 장구류들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임창용의 글러브가 한국 팬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지바 롯데 마린스 섹션에 김태균의 배트가, 오릭스 버팔로스의 공간은 이승엽의 배트가, 그리고 박찬호의 글러브가 전시돼 있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박물관 안내원에게 배치 기준을 문의하니 매시즌 종료 후 각 구단에 요청을 하면 구단 재량으로 장비와 유니폼 등이 온다고 한다. 한때 한국 선수들의 전시품이 유독 많았다는 점에서 그들의 팀내 입지를 엿볼 수 있었다. 

오릭스에 진출한 이대호의 경우 아직 시즌 공식경기 출전이 없었기 때문에 전시물이 없다. 구단 재량에 의해 빠르면 올 여름 늦으면 올 시즌이 끝나고 야구박물관에서 그의 물품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오사카 한신타이거즈의 철인 가네모토 도모야키,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에이스 마에다 켄타 등 각 구단 핵심 선수들의 실제 사용 용품과 사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야구체험관과 유니폼 전시회

야구체험관은 도쿄돔 타석을 구현한 공간과 역대 프로야구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는 컴퓨터, 영상상영관으로 구성돼 있다. 도쿄돔 타석 체험은 사람이 서게 되면 음성 지원을 통해 심판의 타구 판정 소리를 들을수 있다.



프로야구 기록은 선수별, 팀별, 시즌별 구성을 통해 타자, 투수 등 다양하게 알아 볼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영상상영관은 2009년부터 2011년 까지의 일본시리즈를 상영하고 있는데 관람객 좌석이 인상적이었다. 이 좌석은 도쿄돔과, 도쿄돔의 전신인 고라쿠엔 구장, 한신코시엔 구장의 관중석 의자를 실제로 가져와 일본 유명 야구장의 느낌을 한 곳으로 모아놓았다. 

2012년 2월 현재 유니폼 전시회가 개최 중이다. 역대 일본대표팀의 유니폼과 일본파 메이저리거의 유니폼, 각 구단의 현재와 과거 복각모델 유니폼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해외 다른 나라의 유니폼도 전시 중에 있다.

넓은 박물관 속에서 한국을 발견하다

해외 여행지에서 박물관을 찾는다면 꼭 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현지 박물관에서 한국과 관련된 것을 찾는 것인데  일본 야구박물관에도 한국과 관련된 볼 거리가 있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서면 3,085안타를 친 전설의 장훈(하리모토 이사오)과 김경홍(가네다 마사이치)의 현판을 볼 수 있다. 장훈과 김경홍은 일본열도의 전설이 됐고 한국 야구에도 꾸준히 도움을 줬다. 특히 선발 300승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운 김경홍이 일왕의 첫 프로야구 관람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나가시마 시게오를 3타석 3삼진을 돌려세웠던 장면을 영상체험관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전설이 당시 사용했던 배트와 글러브도 전시 중이다. WBC 사진을 보고 느낀 안타까운 기분이 다시 상상하게 되는 순간이다. 명예의 전당 밖으로 나서면 앞서 언급했던 임창용의 글러브를 볼 수 있으며 유니폼 전시회에는 한국의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유니폼과 2007년 롯데 자이언츠, 2000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도 전시하고 있다. 

야구 도서관에도 한국 관련 서적들이 많다. 직접 꺼내 볼 수 있는 것은 시즌별 스카우팅 리포트와 8개 구단 팬북 등 야구에 관련된 한국 서적들이 갖추어져 있으며 검색 시스템을 이용해 1980-90년대 관련 서적들도 열람 할 수 있다.

일본의 야구박물관은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 그리고 일본야구에 관심 있는 팬들은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그 속에서 한국야구의 발전을 몸소 체험하고 생생한 역사를 확인하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도쿄 메트로, 도에이선이 지나가는 고라쿠엔 역에서 하차 후 안내판을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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