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소문이 무성했던 여자프로배구의 승부조작이 사실로 확인됐다.
대구지역검찰청은 15일 여자배구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흥국생명 소속 2명의 현역선수를 소환 조사했다. 이들이 혐의를 인정하면서 배구계는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충격의 정도는 더하다. 지난 해 프로축구부터 시작해 최근의 프로배구 승부조작까지 모든 혐의 및 관련 대상은 남성이었다. 여자 선수의 승부조작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구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몸싸움이 없다. 코트를 반으로 잘라 서로의 영역을 공략하는 종목 특성상 조직력만 뒷받침되면, 이른바 좋은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여자부는 통상 남자부 경기 보다 랠리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맛'도 더하다는 평이다.
이 때문인지 해외에선 남자보다 여자배구의 인기가 높은 나라가 많다. 아름다운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그림에 팬들은 열광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가까운 일본이 그렇고 김연경이 진출한 터키리그가 그렇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남자부 리그는 아예 없다.
배구팬들이 여자 선수들의 경기조작에 느끼는 배신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핑크 스파이더'란 문구로 여성미를 물씬 풍겼던 흥극생명은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을 대거 보유, '미녀 군단'으로도 불렸던 팀이다.
각종 배구 게시판에는 "어떻게 여자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할 수 있느냐" "남자부 승부조작과는 차원이 다른 배신감을 느낀다" "여자 선수의 승부조작은 세계 최초인 듯. 다시는 여자배구 안본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 = 흥국생명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