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2, 고려대)가 잠정적 휴식을 선언하면서 여자 싱글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 남자 싱글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절대 강자'가 등장해 각종 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7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월드 아레나에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가 진행된다. 이 대회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패트릭 챈(22, 캐나다)은 8번째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챈은 지난 2010~2011 시즌에서 러시아 로스텔레콤컵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제외한 4개의 대회를 모두 휩쓸며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챈의 행보는 '파죽지세'다. 2011~2012 시즌 그랑프리 대회에 두 번 출전한 챈은 프랑스 에릭 봉파르와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캐나다 챔피언십은 5연패를 달성했다.
쿼드러플(4회전) 토룹 점프가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챈의 독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챈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토룹 점프를 2번 시도하고 있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악셀은 물론,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도 2회 구사하고 있다.
챈은 역대 남자 싱글 선수들이 정복하지 못한 '악마의 난이도'에 도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챈이 가장 최근에 치른 경기는 지난달에 열린 캐나다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챈은 101.33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만 100점을 돌파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자그마치 200.81이라는 점수를 전광판에 찍었다.
쇼트프로그램 101.33과 프리스케이팅 200.81를 합산한 최종 합계는 무려 302.14점이었다. 자국에서 열리는 내셔널대회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자국에서 열린 만큼, 거품이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챈은 신채점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300점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비록, 공식 점수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300점 고지를 넘어선 '유일무이'한 스케이터는 챈뿐이다.
챈은 쿼드 토룹 + 트리플 토룹이라는 '꿈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시켰다. 여기에 트리플 악셀은 물론,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도 자유자제로 구사하고 있다. 현역 스케이터들 중,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극악의 난이도'를 시도하면서 피겨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하고 있다.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챈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러시아와 유럽의 강자들이 빠진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챈의 강력한 경쟁자는 다카하시 다이스케(26, 일본)와 같은 국적의 케빈 레이놀즈(22, 캐나다), 그리고 '주니어 최강자'인 리처드 던부시(20, 미국) 등이다.
챈이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 정상에 등극하고 오는 3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하면 9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업적을 세운다. 또한,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도 세운다.
챈 이외에 최근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준 스케이터는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자신이 출전한 모든 대회를 휩쓴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29, 러시아)다.
한편, 국내 선수로는 김민석(19, 고려대), 감강찬(17), 김환진(16, 동북고) 등이 남자 싱글에 출전한다.
[사진 = 패트릭 챈(C)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