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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 엔키엘, 올 시즌 재도약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2.02.07 11:26 / 기사수정 2012.02.07 11:2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빅리그 10승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 새 야구인생을 펼치고 있는 '트랜스포머' 엔키엘이 워싱턴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는 릭 엔키엘(33)과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만약 엔키엘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다면 1년 125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며 400타석 이상을 들어설 경우 25만 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엔키엘은 누구보다 화려한 관심을 받으며 빅리그에 데뷔했다. 1997시즌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된 엔키엘은 마이너리그를 평정하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평가받았다. 1999년 빅리그에 데뷔해 9경기에 출장(5경기 선발)하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하지만 33이닝을 투구하면서 3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인 2000시즌에는 31경기에 출장(30경기 선발), 11승 7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같은 해 5월 13일에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의 맞대결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박찬호는 8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3피안타 1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4승을 챙겼다. 엔키엘 역시 7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 4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계투진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바 있다. 2000시즌은 박찬호와 엔키엘 모두에게 생에 최고의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엔키엘의 활약에 고무된 라루사 감독은 NL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그를 낙점했다. 그의 맞상대는 당대 최고의 에이스 그렉 매덕스였다. 하지만 그 경기는 엔키엘에게 큰 시련만 안겨주고 말았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선방한 엔키엘은 팀이 6-0으로 앞선 3회 MLB 역대 최다 기록인 5개의 폭투를 기록하는 등 4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경기를 끝으로 2000년 정규시즌 '괴력'을 선보였던 엔키엘을 다시 볼 수 없었다. 이듬해 6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승 2패 평균자책점 7.13의 처참한 성적만을 남겼다. 2004시즌 재기를 노렸지만 1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엔키엘의 증상은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었다. 'D-트레인' 돈트렐 윌리스도 같은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1970년대 초까지 피츠버그에서 5년간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스티브 블래스는 뚜렷한 이유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고 선수로서 한창이던 32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겪는 투수들에게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는 병명은 항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엔키엘은 포기하지 않았다. 투수 시절에도 타격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타자로의 전향을 선언했다. 2007년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신고식을 치른 엔키엘은 타자 데뷔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기록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그는 2007시즌 2할 8푼 5리 11홈런 39타점을 기록, 잊혔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듬해인 2008시즌 25홈런 71타점으로 타자로써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할 당시의 정신력으로 무장한다면 워싱턴 타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타자로써 제2의 야구인생을 써내려가는 엔키엘이 2012시즌 워싱턴 타선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릭 엔키엘 ⓒ MLB.COM 캡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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