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외국인 선수 밀란 페피치(28, 보스니아)를 방출시킨 LIG손해보험이 '토종군단'으로 변신했다.
LIG손해보험의 관계자는 "4강 진출이 어렵게 된 현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를 두고 경기를 하는 것보다 국내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추면서 차기 시즌을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페피치가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해 국내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페피치를 보내고 난 뒤, 처음으로 치른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은 선전했다. 지난 2일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서 LIG손해보험은 2-3으로 분패했다. 비록, 승수를 쌓는데는 실패했지만 접전을 펼치며 삼성화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LIG손해보험은 7일, 드림식스를 상대로 5라운드 첫 경기를 펼친다. 팀의 대들보인 이경수(33)와 페피치가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팀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캐피탈로부터 공격수 주상용(30)과 세터 이효동(23)을 영입했다.
언제나 세터 문제로 고민에 젖어있었던 LIG손해보험은 이효동의 가세로 안정감을 얻었다. 여기에 '주포'인 김요한(27)이 라이트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공격의 위력이 한층 강화됐다.
김요한은 2일에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가빈(26)에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펼쳤다. 김요한은 홀로 43점을 올리며 LIG손해보험의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이종화(27)와 김철홍(31)의 속공도 살아났고 이경수의 세트플레이도 더해지면서 공격 패턴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순위 경쟁에 대한 부담감도 탈피해 선수들의 집중력도 살아났다. 차기 시즌을 대비해 조직력을 다지고 있는 LIG손해보험은 자신들과 똑같이 '토종군단'인 드림식스를 상대로 시즌 6승에 도전한다.
드림식스는 9승16패로 현재(7일 기준) 5위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살리는 것이 두 팀의 공통점이다. 두터운 공격수를 갖춘 것이 드림식스의 장점이라면 LIG손해보험은 김요한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버티고 있다.
김요한은 473점을 올리며 득점 순위 5위에 올라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공격종합에서도 53.25%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김요한은 토종 공격수들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LIG손해보험의 취약점이 세터인 점을 생각할 때, 김요한의 분전은 주목할 만하다. 오픈 공격 순위에서는 댈러스 수니아스(28, 현대캐피탈)를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드림식스(29점)와 LIG손해보험(18점)의 승점 차는 11점이다. 적지 않은 점수 차지만 따라잡지 못할 점수 차도 아니다. 4라운드까지 팀의 방향성을 찾지 못한 LIG손해보험이 드림식스를 잡을 경우, 5위 등극도 바라볼 수 있다.
드림식스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벌떼배구'로 강팀과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늘 범실을 하며 무너지는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두 팀의 승부를 의외로 볼거리가 많다. 김요한을 앞세운 LIG손해보험은 시즌 막판,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는 고춧가루 부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김요한, 이경수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