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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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서정호 감독, 통일대기에서 파란 일으키겠다

기사입력 2004.09.01 18:28 / 기사수정 2004.09.01 18:28

박지훈 기자

오후의 잠실 보조경기장. 오전부터 한양여대와 한차례 연습경기를 치룬 서울시청 여자축구팀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바로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통일대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가 창단 원년인 만큼 마음을 놓고 있을 법도 한데 선수와 감독들의 표정에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팀 전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올해 안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며 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물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투지를 불태우게 된 데에는 서정호 감독의 역할이 크다. 자칫 나약해질 수 있는 신생팀을 이토록 강한 팀으로 조율할 수 있는 비결. 한창 선수지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서정호 감독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지난 추계리그에서는 영원한 우승후보인 INI 스틸이 진땀을 뺐다.

창단팀의 가장 큰 단점은 조직력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창단 초반에는 조직력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팀도 INI, 대교의 선수층을 보며 두려움을 느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춘계, 추계 연맹전을 통해 이런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덕분에 선수들의 플레이도 안정된 느낌이다. 따라서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통일대기와 다음으로 예정되어 있는 전국체전까지 치르고 나면 한층 성숙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페이스라면 올해 안으로 한 대회 정도는 우승을 바라보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축구란 역시 모르는 거니까 지켜봐야 알 것 같다.

고등학교 팀인 ‘위례 정보산업고’에서 감독 생활을 하다가 이번에 서울시청으로 오게 되었는데 힘들진 않았나?

생각보다 고등학교와 실업팀의 운영 차이가 컸다. 학원스포츠는 미래를 내다보고 선수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데 반해 실업팀은 기량이 완전히 형성된 선수들을 가르쳐야 한다. 때문에 지도 방법이나 관리방법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 가르치는 것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그걸 파악할 수 없어서 가장 힘들었다. 6개월 정도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금 부터는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엄한 감독이라는 불린다고 하던데...

좀 그런 편이다. 일단은 자율속의 질서를 많이 따진다. 본인들이 해야 할 부분만 하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본인들이 맡은 몫을 못했을 때. 그 때는 어김없이 질책을 가한다.

창단팀이다보니 선수 구성에서 힘들진 않았는가?

사실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예정보다 창단이 늦어진 바람에 선수 스카웃 부분에서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시간적으로 대교나 INI에게 많이 뒤쳐져서 선수를 고를 여유가 없었다. 때문에 양 팀에서 내어 주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운동을 그만 둔 선수들을 설득해서 데려오기도 했다. 비록 선수 구성 부분에서는 힘들었지만 모두 실력은 검증된 이들이기 때문에 전력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서울시에서 호기차게 준비한 만큼 지원은 섭섭하지 않게 해주었을 것 같다.

지원은 시에서 만족스럽게 해주고 있다. 물론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겠지만 다른 실업팀에 비혀서 결코 뒤처지지 않게 해주고 있다.

팀 자랑을 부탁해도 될까?

우리 팀의 모토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많이 부여한다. 아무래도 여자 선수들이기 때문에 피동적이고 소극적일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첫 미팅 때 한 얘기가 ‘한 가족이 되자’이다. 훈련이든 생활이든 우리라는 복수의 개념을 가지고 하도록 이끌었다. 덕분에 지금은 다른 팀이 부러워할 정도로 선수들 분위기가 정말 화기애애하다. 선수들의 표정도 밝고. 그 부분에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

여왕기를 쉬면서 까지 이번 통일대기에 전력을 집중한 만큼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우리 팀은 작년 11월 15일에 첫 합류를 했다. 이제 9개월이 다 되어 가고 대회도 두 번이나 치뤘다. 비록 지금까지는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부보다는 경기에 집중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승부에 초점을 맞춰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이번 통일대기를 기점으로 지는 축구는 안하겠다.

이번 통일대기에 필승의 전략이 있는가?

특별히 구상해놓은 전략은 없다. 다만 창단 1년차니까 창단팀 다운 신선한 맛을 보여주자는 생각이다. 시작한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팀이기 때문에 당장 화려한 플레이, 조직력을 보여주기에는 무리다. 때문에 신생팀다운 패기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선수들도 결의도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여자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최근 국내 여자축구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놀랄 만큼 성장했다. 때문에 경기장에서도 재밌는 경기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중석은 너무 삭막하다.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조금만 관심을 더 가져주고 경기장을 찾아주시면 선수나 감독들이 더 힘이 날 것 같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 꼭 통일대기에서 파란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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