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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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림픽 A조 최종전 - 한국 vs 말리

기사입력 2004.08.18 19:51 / 기사수정 2004.08.18 19:51

박지훈 기자
 

한국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올림픽 8강 진출을 확정시켰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새벽에 열린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은 말리와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도입이후 56년만에 8강행 티켓을 얻어냈다. 그러나 경기는 사실상 힘들게 진행되었다. 초반부터 동점 작전으로 나간 한국은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을 앞세워 골문을 위협한 말리에게 연속 3골을 허용했다. 한국의 8강 진출 확률 73.8%라는 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패색이 짙었다. 

뼈아픈 실점


말리의 첫 골은 전반 7분부터 시작되었다. 말리의 드머레인 트레오레가 스트라이커 테네마 은디아예에게 연결해 준 쓰루패스가 바로 골로 연결된 것이다. 뒤로 돌아온 은디아예를 간과한 대표팀은 오프사이드 판정만 기다리다 뒷통수를 맞은 꼴이었다. 비록 나중에 화면검토 결과 은디아예가 공을 손으로 쳐서 공격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미 판정은 번복할 수 없었다. 이번 골은 유난히 판정시비가 많은 이번 올림픽 축구 운영에 또 하나의 오심으로 기록되었다.


극적인 무승부

이후 맥이 풀린 한국은 말리의 빠른 스피드와 유연한 체력에 밀려 전반 24분, 후반 10분 연속으로 은디아예에게 골을 허용한다. 이로써 은디아예는 이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시종일관 한국을 괴롭혔다. 남은 시간은 30여분 남짓. 3골차를 따라잡기는 힘겨워 보였고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말리에게 3번째 골을 허용한 2분 뒤 조재진의 눈빛이 반짝였다. 후반 12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정확하게 내리 찍으며 골로 연결시켰다. 이후 2분 뒤 또 다시 김동진이 왼발로 감아올려준 크로스를 조재진이 같은 위치에서 헤딩골을 터트리며 말리를 압박했다. 그리고 7분 뒤 당황한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투지가 부족하다

비록 극적인 무승부로 올림픽 8강이라는 과업을 이루어 냈지만 최종전 경기만을 본다면 결코 만족스로운 결과는 아니었다. 말리의 기습 공격이 인상적이었던 반면에 한국은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2점차로 뒤진 전반전 상황에서도 오히려 여유로워 보이는 대표팀의 모습이었다. 상대를 얕본 탓인지 아니면 지금의 상황이 믿어지지 않다는 것인지 대표팀 특유의 강한 압박과 위협적인 공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기려는 투지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팀에게 역습을 허용해 3골차로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이 눈에 불을 켜고 따라간 결과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음 상황도 좋진 않았다. 물론 3-3 동점 이후 우리 진영에서 패스를 돌린 작전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완벽하지 못했다. 때문에 종료 9분전 오히려 말리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수비력을 보강하라

오늘 경기를 통해 가장 시급한 문제점은 수비력이었다. 물론 3장의 와일드카드 중 폐지가 된 2장이 미드필더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특히 이번 경기는 김치곤, 정경호, 그리고 김정우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때문에 유상철이 미드필드로 올라와 공격을 시도할 때 그 공백을 메꾸지 못 하는 허점을 보였다. 또한 돌파력에 비해 몸싸움이 약한 박규선도 이번 경기에서 상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듯한 조병국과 경기가 안 풀리자 교체후 유니폼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던 최태욱의 플레이도 아쉬웠다. 그리고 경기 초반 이천수에게 전적으로 의존한 플레이도 지적받아야 할 점이다.


공격수 득점 성공

반면 오늘 경기 최고 수훈감인
김동진의 활약은 뛰어났다. 공격적으로 오버래핑은 안했지만 정확한 크로스는 일품이었다. 또한 그 크로스를 멋지게 골로 연결한 조재진도 칭찬할 만하다. 비록 초반에는 기회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들어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자랑했다. 이번 두 골로 대회 공격수 무득점의 한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이외에도 빠른 발과 개인기를 선보인 최성국과 중앙에서 좋은 수비를 펼친 김두현, 비록 실점은 했지만 여전히 동물적인 감각으로 멋지게 선방한 김영광을 칭찬할 만하다.


이제는 8강전이다

A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올림픽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이탈리아와 가나 등이 속한 B조의 1위팀입니다. 현재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현재 B조의 선두는 이탈리아지만 가나가 B조 1위가 돼 우리와 4강을 다툴 가능성도 배재할 순 없다. 어떤 팀과 상대하든 오늘 경기를 발판으로 문제점을 시급히 해결하여 한국 축구의 숙원인 메달권 진입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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