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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어김없이 찾아온 '4번 징크스'

기사입력 2011.10.27 07:56 / 기사수정 2011.10.27 07:5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좋은 투수를 많이 거느린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경기 흐름이 상대로 넘어간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 바꿀 수 있는 투수가 늘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규시즌 보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줄곧 선발로 활약했던 선수가 불펜 대기를 할 수 있고, 불펜 대기만 했던 선수가 얼마든지 ‘깜짝 카드’로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양 팀이 낸 점수는 총 5점에 불과하다. 이는 투수들의 집중력이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타자들이 큰 경기에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유독 한, 두 점차 승부가 많이 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각 팀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4번 타자들도 가을잔치에서 재미를 본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두산이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는 동안 김현수가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IA의 4번 타자로 나선 나지완, 최희섭은 모두 큰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SK를 만난 롯데 역시 마찬가지. 4번 타자 이대호는 홈런 하나만을 쳤을 뿐 이번 가을잔치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미스터 옥토버(10월)’라는 별명을 지닌 SK의 4번 타자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등 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뚜껑을 열자 상황이 변했다. 박정권은 2차전에서 팀의 유일한 타점을 기록했지만 삼성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두 경기서 7타수 1안타의 빈공에 그쳤다. 반면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는 6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동문 선배’ 박정권에 한 걸음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가을잔치에서 서로 맞대결한 4번 타자들 중 ‘딱 한 명’만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즉, 양 팀 중심타자 중 한 명만 웃은 셈이다. 한국시리즈 ‘1라운드(대구 경기)’가 끝난 현 시점에서는 일단 최형우가 박정권에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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