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오예주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를 촬영하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 약 5개월 간 진행된 '사외다'의 촬영 기간동안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을지 궁금했는데, 오예주는 "사실 일화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다"면서 "그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말씀드리자면, 석지원과 윤지원이 방학 때 바닷가를 가는 씬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본에는 '바닷가를 가서 재밌게 논다'고만 쓰여있어서 이 장면을 어떻게 살리면 좋을까 기차 안에서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끼리 즐겁게 놀면 시청자분들께서도 즐겁게 봐주시지 않을까 해서 바닷가에서 원없이 뛰어 놀았다. 그렇게 행복하게찍으니까 시청자분들도 행복감을 느끼신 거 같더라. 그래서 바닷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석지원과 윤지원이 꽁냥거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학창 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떠올리게 했는데, 오예주에게도 이러한 사랑을 한 경험이 있었을까.
"아쉽게도 그런 기억들이 없어서 (웃음) 그 때 (그런 사랑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윤지원에게 많이 투영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나도 어렸을 때 이렇게 생각했는데, 해보고 싶었는데, 풋풋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하는 마음을 잘 이용해서 활용했다."
혐관에서 시작되는 두 인물의 관계를 연기하는 것은 단순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더 힘들었을 터. '사외다'를 통해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무엇이냐는 말에 오예주는 "제가 사극('슈룹') 이후로 사극을 제외한 현대극에서는 로맨스가 처음이다. 비록 (극중) 성인이 아니긴 하지만, 연인들의 그런 간질거리는 사랑, 깨끗하고 풋풋한 사랑들을 배워나갔다. 또 그런 것들을 통해 배우로서 성장해나가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촬영이 끝나고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오예주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어린 윤지원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학창 시절 이후에 안 좋은 사건을 겪으면서 마음의 병도 앓게 되고 육체적으로도 아프지 않나. 그래서 그 변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인상깊었고, 고등학생때는 순수한 학생이었다면 20대 윤지원은 머리에 새치도 나고 외적인 변화가 있어서 그 시기의 윤지원은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런 아픔을 내가 어떻게 고스란히 담아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한 장면 한 장면이 귀하게 여겨지더라. 그래서 촬영분이 많진 않고 전체적인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캐릭터 윤지원으로서, 그리고 배우 오예주로서 생각하는 명대사는 무엇일까. 오예주는 "보건실에서 석지원과 얘기하다가 석지원이 '너 왜 피곤하게 사냐. 물 흐르듯이 넘기면 안되냐'는 말에 윤지원이 '왜 좋은 게 좋은 거냐. 그건 비겁하고 치졸한 거'라고 말한다. 그 말이 윤지원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대변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지원의) 가치관과 내재된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하고, 오예주로서도 같은 대사를 꼽고 싶은데 이유는 다르다. 윤지원은 불의를 못 참기에 다 짚고 넘어가야하는 성격이라서 말한 거라면, 저는 그런 윤지원의 모습을 닮고 싶기 때문"이라며 "하나 하나 따지고 드는 게 아니라 약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거 아닌가. 그래서 저도 모든 사람들이 닮아가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명대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갯마을 차차차'부터 '슈룹', '손해 보기 싫어서' 등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에 꾸준히 모습을 비춘 만큼 이전과는 다른 인기를 실감할 듯 했는데, 그는 "초반에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주위 분들이 말씀을 해주시긴 하지만, 제 스스로가 뭔가 실감이 안 났었다면 요즘에는 듣는 얘기도 감사하게도 많고, 잘 봤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들과 오예주라는 배우를 알게 됐다는 분들도 많더라. '이 배우가 이런 부분도 잘 하네, 이런 모습도 있는 배우네'하는 말을 많이 들어서 실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혹 가다 조금씩 알아봐주셔서 카페에 있으면 '배우님 아니세요?', '잘 보고 있어요'하는 말들을 듣고 학교에서도 듣곤 하는데, 그럴 때 기분이 몽글몽글하더라. 감사하면서 쑥쓰럽기도 한데 다양한 감정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대표인 비(본명 정지훈)가 조언해준 부분은 없는지 묻자 오예주는 "정지훈 대표님께서 '네가 이걸 좋아해야 되고 즐긴다는 그런 마음을 갖고 현장에서 분출하고 발산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어떡하지?' 눈치보는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면 누군가는 다듬어줄테니 제한하지 말고 많이 표출하라고 해주신다. 저와 만날 때마다 많이 해주시는 말씀이라 저도 그걸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