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노르웨이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현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와 세계축구사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1년 전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 지난 달 메이저리그 강타자 후안 소토가 헤결한 FA계약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홀란과 2034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라고 발표했다.
구단 발표 직전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엘링 홀란은 맨시티와 계약 기간인 9년 6개월인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는데 곧장 공식화됐다.
이에 따라 홀란은 맨시티에서 2034년까지 머무를 수 있게 됐다. 2000년생으로 이제 25살인 홀란이 맨시티와 사실상 종신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홀란의 2022-2023시즌 앞두고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맨시티로 온 홀란은 당초 2027년 6월까지 머무를 예정이었으나 이를 7년이나 더 늘렸다.
아울러 지난해 그의 레알 마드리드 혹은 FC바르셀로나 이적설 근원이 됐던 바이아웃 조항도 대폭 개선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홀란과 맨시티의 계약은 9년 6개월간 유효하다. 맨시티의 기록적인 연봉이 될 것"이라며 "매우 높은 금액의 바이아웃이 2029년부터 유효할 것이다"고 했다. 바이아웃도 4년 뒤에나 시행되기 때문에 맨시티는 당분간 스트라이커 걱정 없이 홀란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시티 뉴스'에 따르면 홀란의 계약서엔 바이아웃 1억 5000만 파운드(약 2667억원)가 있다.
바이아웃은 일정 액수를 지불하는 것으로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체결한 계약을 무효화해 구단의 허락 유무에 상관없이 해당 선수와 개인 협상을 할 수 있는 조항이다. 맨시티에 1억 5000만 파운드(약 2667억원)를 지불한 클럽은 곧바로 홀란과 개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홀란은 23살인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어릴 때부터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던 그는 2022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후 재능을 만개했다.
홀란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인 2022-2023시즌에 리그에서 무려 36골을 기록, 득점왕을 거머쥐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까지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같은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2골로 터트려 득점왕을 차지했다. 트로피도 따라와 맨시티의 창단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물론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우승까지 싹쓸이했다.
맨시티 데뷔 시즌에 공식전에서 무려 52골을 터트린 홀란은 발롱도르까지 노렸지만 카타르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에 밀려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에 그치고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2023-2024시즌엔 득점력이 약간 줄어들었지만 프리미어리그 27골을 터트리며 득점 1위에 올라 2년 연속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홀란이 많은 골을 터트리면서 맨시티는 또다시 리그 정상에 올라 전무후무한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다만 홀란이 챔피언스리그 등 큰 경기엔 상대의 대처에 막힌 것도 사실이었고 개리 네빌 등 과거 스타 출신 해설가들로부터 "4부리거 수준"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이번 시즌엔 초반 괴력을 발휘헸으나 이후 득점력이 줄어든 상태다. 2024-2025시즌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 21경기에서 16골을 터트려 득점 2위에 올랐다. 리버풀 윙어 모하메드 살라(19골)를 추격하는 위치에 있다.
사실 이번 계약 성사는 바이아웃 삭제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홀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맨시티는 홀란을 지키기 위해 바이아웃 조항 삭제에 필사적이었다. 바이아웃을 지우기 위해선 계약 조건을 대폭 갱신해야 하는데 맨시티는 통 큰 초장기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재계약으로 홀란은 맨시티는 물론이고 프리미어리그 최고 연봉자가 됐다.
홀란은 재계약 전까지 맨시티에서 주급 37만 5000파운드(약 6억 6700만원), 1950만 파운드(약 347억원)를 수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본 주급 액수가 홀란보다 더 많은 선수는 주급 40만 파운드(약 7억 1100만원)를 받고 있는 맨시티 동료 케빈 더 브라위너뿐이었다.
계약이 갱신되면서 홀란의 주급은 더 브라위너의 급여를 크게 넘어섰다. 맨시티 팬계정 '시티 엑스트라'에 따르면 제이미 잭슨 기자는 홀란의 새 주급을 50만 파운드(약 8억 8900만원)로 예상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480억원인데, 보너스까지 합치면 홀란이 계약 기간 동안 맨시티에서 받을 금액은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공격수인 홀란이 재계약을 맺자 맨시티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최근 맨시티는 전력 보강을 착착 진행하면서 핵심 공격수 홀란과의 재계약을 진행하는 등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맨시티는 현재 순위가 6위로 떨어지자 1월 겨울 이적시장 때 지갑을 열기로 결정했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맨시티는 프랑스 리그1의 RC랑스와 우즈베키스탄 센터백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를 3360만 파운드(약 604억원)에 영입하기로 합의했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이집트 윙어 오마르 마르무시도 영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2006년생 브라질 센터백 비토르 헤이스(SE 파우메이라스) 영입도 사실상 확정됐는데, 홀란의 재계약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맨시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한편, 홀란이 5000억원에 육박하는 대박을 터트리면서 다른 스포츠와의 비교도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은 프로스포츠 천국 미국의 대형 계약엔 미치지 못한다.
우선 오타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에서 LA다저스로 FA계약을 맺었는데, 이 때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210억원)의 역대 스포츠 사상 최고액으로 계약했다.
이 계약은 다소 독특해서 오타니는 계약 기간 받는 돈은 2000만 달러(약 292억원)에 불과하고 남은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나눠 무이자로 받는다. MLB 사치세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다.
이어 지난달엔 소토가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15년간 7억65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총액은 1조1158억원에 해당, 오타니의 기록을 경신했다.
홀란과 오타니, 소토의 계약을 계약기간 내 연봉으로 환산해도 홀란이 아직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포르투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에서 연봉으론 2억 유로, 3000억원을 받고 있어 연봉만 놓고 보면 호날두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사진=맨시티 홈페이지,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