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리그 2호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한국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추모했다.
황희찬 소속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7분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울버햄프턴의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축구대표팀 동료이자 선후배 사이인 손흥민도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는데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고개를 숙였다. 황희찬이 손흥민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9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7분 마테우스 쿠냐가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자신에게 찬스가 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아크 부근에서 대기하던 황희찬은 안드레가 내준 공을 받은 라얀 아이트 누리가 자신에게 패스하자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갔다. 환상적인 궤적을 그린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지난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서 시즌 첫 골을 가동한 황희찬은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으나 이번 시즌 침묵이 길었던 황희찬은 맨유와 토트넘을 상대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게리 오닐 감독이 경질되고 새롭게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체제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반가운 득점이라 기뻐했던 황희찬은 동료들과 세리머니 후 홀로 고개를 숙이며 묵념했다. 이날 한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를 잊지 않은 것이다.
29일 오전 태국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9시 3분경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해 화염에 휩싸였다.
승객 175명, 승무원 4명, 조종사 2명 등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망해 큰 충격을 안겼다. 정부는 참사가 발생한 29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지난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된 뒤 약 2년 2개월 만이다.
득점을 터뜨리고 묵념을 하면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참사를 추모했던 황희찬은 경기 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추모글을 작성했다.
황희찬은 "경기 직전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라며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황희찬 게시글에는 울버햄튼 동료들의 공감 메시지와 추모 댓글이 이어졌다.
안타까운 사고에 황희찬 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 인사와 해외 구단들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SNS를 통해 "무안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제주항공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은 경기 전 "한국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이번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전했다.
김민재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전날 "저희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함께 비통한 마음을 전하며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슬퍼하는 한국의 많은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함께 했다.
이강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은 "제주항공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모든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올렸다.
과거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시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모든 분들과 가족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아픔을 함께합니다"라고 했다.
사진=황희찬, 울버햄튼, 바이에른 뮌헨, PSG SNS,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