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 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에 패배하면서 지도자 경력 처음으로 공식경기 5연패의 수렁에 빠진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현재 심정을 털어놓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처음 겪는 상황 때문에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고백을 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 맨체스터 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시티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0-4 대패를 당했다.
승점을 쌓지 못한 맨시티(승점 23)는 리그 선두 리버풀(승점 28)과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한 채 2위에 머물렀다. 리버풀이 맨시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리버풀의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승점 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
확실하게 결정을 짓지 못한 공격진도 아쉬웠지만, 이날 맨시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였다. 전반전에만 제임스 매디슨에게 멀티골을 허용했고, 2016년 맨시티 부임 직후부터 과르디올라 감독을 괴롭혔던 손흥민을 이번에도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두 번째 골을 도우면서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뒤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전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45분 만에 센터백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맨시티 수비는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후반전에도 두 골을 내리 내주면서 무너졌다.
0-4라는 점수차와 경기 결과 자체도 충격적이나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커리어 사상 첫 5연패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A매치 휴식기 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1-2 역전패를 당하면서 자신의 커리어 처음으로 4연패에 빠졌다. 토트넘전 패배로 이 기록을 5경기로 늘린 것이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에서 자신만의 팀을 구축해 확실한 성적과 함께 세계 축구 전술 트렌드를 이끄는 전술 구사 능력까지 선보이며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오른 과르디올라 감독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충격에 빠졌다. 그는 토트넘전 대패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 동안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다음 경기에서 이겨내야 한다. 현 상황을 하나로 볼 수도, 몇 주 뒤에는 다르게 볼 수도 있다"며 "우리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지만, 인생이란 게 이런 것이다. 이런 일들이 때때로 우리에게 일어나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건 지금 우리의 상황이고,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전술 및 전력상의 문제도 짚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은 우리 수비가 취약하다. 평소처럼 경기를 잘 시작했지만 우리는 득점에 실패한 뒤 실점했다.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내준 실점은 우리를 감정적으로 힘들게 한다"며 수비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물론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빌드업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평소처럼 경합할 수 없었다. 최고 수준의 팀과 맞붙으면 기회를 내줄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다시 돌아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다. 아직 리그는 12라운드까지만 진행됐다. 다만 리버풀의 기세가 상당하기 때문에 맨시티가 역전 우승을 이뤄내려면 하루빨리 반등할 필요가 있다. 공교롭게도 맨시티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른 뒤 내달 2일 리버풀 원정을 떠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