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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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왼발 수난' 징크스 극복 실패

기사입력 2007.07.26 10:52 / 기사수정 2007.07.26 10:52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하석주, 이을용에 이어 이번에는 염기훈'

'왼발의 달인' 염기훈(24, 전북)이 2007 아시안컵 4강 이라크전 승부차기에서 뼈아픈 실축을 범했다.

염기훈은 한국의 네번째 키커로 나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왼쪽으로 힘이 약하게 향하자 누르 골키퍼의 펀칭에 막혀 3-4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는 강력한 왼발로 이라크 진영을 활발히 휘저었지만 단 한번의 실축으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한국은 새로운 '왼발 뉴페이스' 염기훈을 아시안컵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줄기차게 활용했지만 끝내 '왼발 수난' 징크스에 울고 말았다. '왼발의 달인' 계보를 이었던 선수들은 팀의 승패가 엇갈린 중요 경기에서 왼발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른바 '왼발 수난' 징크스는 '왼발의 달인'의 원조격인 하석주(현 경남 코치)로 부터 시작이 됐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후반 막판 상대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기회가 벌어졌지만 슈팅하려던 왼발이 그만 헛발질로 이어지는 바람에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쳤다. 하석주의 왼발 슛이 골로 연결 되었다면 역대 최초 월드컵 첫 승을 기록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하석주는 이 후 국내로 돌아와 철저한 왼발 연습 끝에 끝에 진정한 '왼발의 달인'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왼발로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마법같은 왼발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기쁨의 순간도 잠시, 하석주는 상대 선수에게 왼발로 치명적인 백태클을 가한 끝에 퇴장의 아픔을 곱씹어야 했다. 하석주가 빠진 한국은 멕시코에 연속으로 3골을 내준 끝에 1-3으로 패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또 다른 '왼발의 달인' 이을용(서울)이 '왼발 수난'을 겪었다. 미국전 경기 도중 페널티킥을 날리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의 왼발슛은 미국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3~4위전 터키전에서 왼발로 기가막힌 프리킥 골을 넣어 미국전 페널티킥 실축의 한을 털었다.

그런 점에서 염기훈의 승부차기 실축은 선배 선수들의 안좋은 추억을 이은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왼발을 잘 다루는 선수는 적을 뿐더러 그만큼 희소 가치가 높다.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리옌 로번(첼시) 같은 선수들이 주목받는 것 또한 특출난 왼발 능력이다.

염기훈이 베어벡호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원동력은 다름 아닌 왼발이다. 지난달 네덜란드전에서 로번의 결장을 아쉬워 할 정도로 왼발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랬던 그가 승부차기 실축의 악몽을 딪고 왼발을 활용한 명예 회복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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