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27 15:23 / 기사수정 2011.09.27 15:23
[revival] 삼성 오승환이 2이닝 마무리가 된다?
최근 삼성 류중일 감독이 흥미로운 결단을 내렸습니다. 취재진에게 한국시리즈 때는 오승환을 좀 더 오래 기용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류 감독은 1승이 천금 같은 큰 경기서 마무리 투수에게 좀 더 많은 이닝을 맡겨서라도 경기를 확실히 매조 짓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제까지 잘 참은 것입니다.
오승환의 구위는 실제 2이닝 정도를 던져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연속 경기 세이브 기록과, 철저한 구위 유지를 위해 1이닝으로 투구 이닝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전임 선동열 감독은 오승환을 유독 8회 2사 이후 자주 등판시켰지만, 류 감독은 어지간하면 오승환에게 1이닝 이상을 맡기지 않습니다.
오승환 정도의 구위를 지녔다면,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 동점 상황에서 2이닝 정도는 충분히 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참았습니다. 지난 시즌 각종 부상으로 고생했던 것도 고려한 결과였죠. 그러나 이제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은 오승환의 8회 등판을 계속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일단 1⅔이닝을 어떻게 막는지를 지켜본 다음, 상황에 따라 2이닝을 던지게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한국시리즈 직전 긴장감을 갖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엄연히 내달 6일까지 이어지는 정규시즌 경기뿐입니다.
류 감독은 오승환에게 연속 경기 세이브 기록을 계속해서 배려해주되, 세이브 상황에서 좀 더 많은 공을 던졌을 때의 구위나 상대팀의 대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한국시리즈서 그가 유사시 2이닝을 막아도 무리가 없는지 타진하게 될 것입니다. 구위상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류 감독이 그만큼 돌 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치밀한 성격을 지녔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삼성 마운드는 단기전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티스-저마노-차우찬-윤성환 순으로 선발진을 꾸릴 것이 확실한 가운데. 배영수, 장원삼, 정인욱이 롱맨 혹은 분위기를 바꿀 조커로 기용될 예정입니다. 여차하면 1경기에 2명의 선발 투수를 기용하겠다는 전략이죠.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는 타자들의 집중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타선이 강력한 롯데는 두말할 나위 없고 SK 타선도 특유의 짜임새를 발휘할 수 있어 아무리 투수진이 강한 삼성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위기서 오승환이 8회부터 마운드를 책임진다면, 그리고 연장 승부에 갈 경우 오승환이 길게 던져준다면, 그 자체로 상대 타자들에게도 부담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큽니다.
류 감독이 이를 미리 언론에 흘림으로써, 보이지 않는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잔여 경기, 일단 오승환이 8회에 나오는 모습을 기대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사진=오승환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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