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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 "10년 공백, 배종옥 연기 보며 게을렀던 날 반성"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4.09.10 08:1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변영주 감독이 10년 간 연출을 쉬었던 이유와 함께,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다시 달릴 것을 예고했다.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이 반환점을 돌아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변영주 감독은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궁금증에 답했다.

'백설공주'는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또한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다시 연출을 맡으며 과거와 달라진 현장, 그리고 자신을 느끼기도 했다. 변 감독은 "자꾸만 설명하려고 하더라. 열심히 깔아줘야 사람들이 그 부분을 다층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라는 좋은 사람이 B라는 나쁜 사람을 패는 이야기보다는,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을 팰 때 B는 나쁘기만 한 걸까 생각할 수 있어야 재밌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며 "생각해 보면 영화도 2시간 내내 깔아주는 게 아닌데, 드라마는 1시간짜리가 14개이다 보니 '이걸 어떻게 까는가' 널어놓고 고민해야하는구나 했다"고 했다.

이내 변 감독은 "쉬었던 기간이 길다 보니 기술 문명은 한없이 발전한다 했다. 더 이상 현장에 (선이) 라인이 없더라. 저는 일찍 태어나다 보니 필름으로 영화 찍은 경험이 있고, 디지털이 되어 '화차'를 찍었다. 이제 라인이 없어져 현장이 훨씬 빨라졌다. 내가 준비를 많이 안 해오면 나 때문에 늦어지는 거구나, 다른 핑계를 못 대는구나 했다"고 했다. 또한 "(근무시간) 52시간이 제대로 지켜진다는 게 좋았다. 조감독이 제 귀에 대고 퇴근을 알려줬다. 조감독이 멋있었다"고 환경이 개선된 부분도 짚었다.

10년간 작품을 하지 않은 이유도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인 이유가 크다. 제가 '조명가게'라는 작품을 썼는데 한 4년 간 투자가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절반은 '조명가게' 준비하다 투자가 안 된 거였다. 그때 오기가 생겨서 다른 제안을 다 거절했다. 그러면서 좀 안타까운 마음에 방송을 하면서 쉬었던 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다. 변 감독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10월에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고, 내년 하반기에 영화 들어갈 것 같다. 그 뒤에 무엇일지는 고민 중이다. 다만 드라마의 경우 완고가 나온 걸로 시작하고 싶다"는 바쁜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 대본은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저는 두 시간 이상을 쓸 능력이 없다. 두 시간에 특화돼 있는 사람이고, 두 시간 반도 어렵다"고도 이야기했다.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이 든 건 배우 배종옥과의 촬영 때문이라고. 변 감독은 "(연기를) 보는데 너무 잘하셨다. '이런 방식으로 갔으면 좋겠다' 피드백했을 때, 바로바로 하시는 걸 보면서 '난 저 사람의 긴 리즈시절동안 뭘 하고 이제야 겨우 만났네' 했다. '내가 게을러서 그래' 싶어 분하고 억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저는 사실 게으른 사람이다. 노는 거 제일 좋아하고 방송 출연을 했던 것도 먹고살기 위해서가 컸고 하다 보니 재밌어진 거다. 계획을 세우면서 산 적이 없다. 인간이 계획을 세우면서 살면 영화 일을 할까"라며 "그날 처음 부끄러웠고, 반성을 했다. 다르게 살아야겠다 생각이 들어 제안이 오면 '저는 안 합니다'가 아니라 '보여주세요'가 됐다. 적어도 3년에 2작품은 해야겠다 생각을 했고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타 장르에 대한 욕심은 없다. 변 감독은 "아주 오래전부터 드라마를 하면 사극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극을 영화로 하려면 이야기가 커야 해 기본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든다. 하지만 드라마 사극은 궁궐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로도 가능하지 않나. 사극이 들어온다면 멜로여도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장르적으로는 다른 장르 해보고 싶어라기보다는, 소재적으로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 장르적인 것의 분위기나 정서는 변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상화하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눈여겨보는 원작이 있는지도 물었다. 그는 "제가 다음, 다음 작품으로 확정 지은 게 웹툰 원작"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화차' 원작자로부터 소설 판권을 받은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변 감독은 "슬픈 이야기지만 화차 원작자인 소설가 회사 대표가 와서 '선균배우 참배를 하고 싶다'더라. 참배를 하면서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이선균) 소식을 듣고 다시 '화차'를 봤는데 이제까지 영상화된 자기 작품 중에 여전히 '화차'가 좋다고 하시면서 '이유'라는 소설의 판권을 주셨다. 감동적인 순간이었지만 게으른 습성이 남아있다 보니 '기한은 언제까지냐'했는데 '제가 안 하고 싶다 할 때까지'라고 했다. 그 작품은 언젠간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한 변영주 감독은 여전히 '화차'가 대표작으로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작품이 넘어가야 할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할까를 묻자 변 감독은 "저한테는 출발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작들이 잘못됐다가 아니라, 제가 흥분하면서 일을 하는 장르를 알게 됐다. 어떻게 찍는지를 배웠다. 다큐 찍고 '발레교습소'까지가 저라는 사람이 영화를 하고 싶고, 증명하는 기간이었다면 '화차'부터가 새로운 출발이었다. 출발했다가 잠깐 다른 데 보고 있던 거다"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진=MBC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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