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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홈두' 자비 없던 오스틴, 그러나 요키시를 향한 존경..."나도 그런 선수 되고 싶어"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8.10 07:30 / 기사수정 2024.08.10 07:30

LG 내야수 오스틴과 그의 아들 달라스. 잠실, 박정현 기자
LG 내야수 오스틴과 그의 아들 달라스. 잠실, 박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에릭 요키시(NC 다이노스)는 충분히 경의를 표할 만한 선수다."

LG 트윈스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10-9 승리에 힘을 보탰다.

첫 공격부터 화끈한 타격쇼를 보였다. 팀이 0-3으로 끌려갔던 1회말 1사 1루에서 NC 선발 에릭 요키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2점 홈런(시즌 23호)을 쳤다. LG는 이 홈런으로 2-3 추격을 시작했다.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LG가 8-3으로 역전한 1회말 2사 3루 다시 한 번 오스틴에게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2점 홈런(시즌 24호)으로 10-3 KO 펀치를 날렸다.

오스틴은 한 이닝 2홈런이라는 진기록과 함께 KBO 리그 43년 역사 최초 신기록도 썼다. 동일 투수 상대 한 이닝 2홈런을 친 유일한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동안 KBO 리그에는 통산 8번의 동일 타자 한 이닝 2홈런 기록이 있었지만, 모두 동일 타자가 다른 투수에게 만든 기록이었다. 역사에 남을 만한 오스틴의 활약이었다. 반면 요키시는 430일 만에 KBO 리그 복귀전에서 3⅔이닝 10실점을 기록하며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LG 내야수 오스틴과 그의 아들 달라스. 잠실, 박정현 기자
LG 내야수 오스틴과 그의 아들 달라스. 잠실, 박정현 기자


수훈선수로 뽑힌 오스틴은 "한 이닝에 한 투수 상대로 안타 2개 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 일(한 이닝 동일 투수 2홈런)이 벌어졌다. 이후 경기가 미궁에 빠졌는데, 어떻게든 잘 풀어서 승리했다"라며 "(신기록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이라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그 기록을 깰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오스틴은 요키시와 첫 맞대결을 앞두고 헬멧을 벗은 뒤 가벼운 인사를 했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자비 없었다. 한 이닝 2홈런을 쏘아 올려 NC 선발 요키시를 몰아쳤다. 이들은 경기 중 한 차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바로 오스틴의 세 번째 타석이었다. 오스틴은 가운데 담장을 향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끝까지 쫓아간 박시원이 잡아내며 3연타석 홈런에 실패했다. 이미 2루를 넘어갔던 오스틴은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들어오며 마운드에 있는 요키시와 얘기할 수 있었다.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오스틴은 "요키시가 '(홈런이 되지 않아) 살았다'라고 한마디 해 나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KBO 리그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얘기도 자주하고, 으샤으샤 하는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키시가 힘냈으면 좋겠다. 또 경기 중이었지만, 대화하며 웃는 걸 보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서로 응원하고, 다같이 힘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기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모자를 벗고 인사한 건) 존경의 의미가 컸다. 나보다 한국에 빨리 온 외국인 선수 선배다. 또 지난 5년간(요키시의 키움 히어로즈 시절) 요키시의 활약을 보면 충분히 경의를 표할 만한 선수다. 그런 선수와 경기할 수 있어 존경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LG 내야수 오스틴(오른쪽)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내야수 오스틴(오른쪽)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복덩이 오스틴. 올해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03경기 타율 0.302(388타수 117안타) 24홈런 90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지난해 23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오스틴은 "지난 시즌 홈런 기록을 경신해 정말 흥분된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남았기에 앞으로 계속 승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큰 목표는 1위 탈환이다"라며 "다들 홈런을 얘기하는데, 그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리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홈런은 부수적이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되는 타격을 하는 것이 주목표다"라고 웃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에만 홈런 두 개를 쳐 KBO 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동일 투수 한 이닝 2홈런을 쳐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잠실,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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