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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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데 웃고 있더라, 반성했다"…정훈, 이 남자가 자신을 채찍질하는 법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7.20 07:31 / 기사수정 2024.07.20 07:31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이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이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더 잘하기 위해 스스로 꾸짖었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팀의 10-6 승리에 공헌했다.

지난달 25일 KIA 타이거즈전서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을 올린 데 이어 약 한 달 만에 다시 4타점 경기를 펼쳤다. 최근 타격감이 좋다. 7월 7경기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7타점을 자랑했다. 꾸준히 선발 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이날 정훈은 0-0으로 맞선 4회초 2사 1, 2루서 2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2-0, 선취점을 올렸다. 이 한 방으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3-0으로 앞서던 6회초 1사 2루서는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선보였다. 팀에 4-0을 안겼다.

9-5로 달아난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는 삼성 구원투수 김대우와 맞붙었다. 김대우의 6구째, 122km/h의 커브를 공략해 비거리 105m의 좌월 솔로 홈런을 완성했다. 시즌 8호 아치로 미소 지었다. 10-5, 쐐기를 박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정훈이 고참으로서 팀 타선을 이끌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정훈은 "그냥 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그게 다인 것 같다. (타격감이) 너무 안 좋다 보니 여러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며 "어떻게든 공을 맞혀야 한다는 간절함, 집중력 등이 있어 좋은 타구도 나왔던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정훈은 5월 8경기서 타율 0.172(2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6월 17경기서 타율 0.209(43타수 9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진지한 표정을 한 정훈은 "베테랑으로서 '알고 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게임에 목숨을 걸지 못했던 것 같다"며 "지금껏 야구하면서 한 타석, 한 타석에 목숨 걸고 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조금 까먹었다. 베테랑으로서 여유 있게 하려다 보니 그런 듯하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어 "원래 야구장에서 잘 웃지 않는데, 못하는데도 웃음이 나더라. '아예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라고 느끼고 혼자 반성 많이 했다"고 힘줘 말했다.


정훈은 "어제(18일) 저녁에 '만약 내일 경기에 나가게 되면 딱 한 게임 미친 듯이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 좋게 안타도, 타점도 나왔다. 앞으로도 출전하게 되면 똑같이 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열심히 뛰어다니고, 열심히 움직였다. 경기 후 다리를 살짝 절뚝일 정도였다. 정훈은 "이게 내가 하는 야구인 듯하다. 나이(1987년생)가 들었지만 그냥 생각 없이 미친 듯이 뛰려 한다"며 "잘하지도 못하면서 '알고 하는 야구'를 하려 했다. 그러니 오히려 야구가 안 되고 결과도 안 좋았다. 이제는 내가 신인이라 여길 것이다"고 전했다.

정훈은 "나이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창피해할 것도 없다"며 "출전하면 잘하든 못하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까지 주로 1루를 지켰다. 올해 주전 1루수 자리는 나승엽이 꿰찼다. 나승엽은 항상 "(정)훈이 선배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조언을 해준 것일까.

정훈은 "내가 해왔던 것들은 물론, 잘 안 됐던 부분까지도 많이 말해주려 한다. '나는 이게 잘 안 됐지만 (나)승엽이 너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잘해서 이야기해 주는 게 아니다. 난 이런 점들이 어려웠지만 너라면 할 수 있다'고 해준다"며 "내가 아는 선에서는 승엽이에게 많이 알려주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선배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정훈이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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