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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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저주' 원조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사입력 2011.09.03 20:02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 = 류한준 기자] 2일 발행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데일리 프로그램의 커버는 여자 200m 우승 후보로 꼽힌 카멜리타 지터(29)와 엘리슨 펠릭스(26,이상 미국)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치러진 2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지터도 펠릭스도 아닌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자메이카)이었다.

브라운은 레이스에서 끈질기게 따라붙는 지터와 펠릭스를 제치고 22초2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터와 펠렉스는 각각 22초37과 22초42로 2, 3위를 차지했다. 브라운은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올림픽 200m에선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동안 참가한 세계선수권에서는 번번이 펠릭스에게 밀려 우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이날 금메달을 따내면서 불운을 끝냈다.

지터와 펠릭스가 은, 동메달에 그치면서 이번 대회 데일리 프로그램의 커버 징크스는 이어졌다. 이러한 징크스는 미국의 유명 스포츠 주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서 유래됐다. 이 잡지의 커버에 실린 선수는 이후에 부상을 당하거나 기록 행진 등이 중단된다는 게 징크스의 주 내용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1954년 8월 창간했다. 당시 1호 표지 모델이던 에디 매튜스부터 불운의 희생자가 됐다. 미국 프로야구 밀워키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루수였던 매튜스는 잡지가 발행된 뒤 경기 도중 손을 크게 다쳤다. 그는 이 때문에 7경기를 뛰지 못했고 9연승을 달리면서 고공비행하던 팀도 매튜스가 부상을 당하던 날 경기에 져 연승을 끝냈다.

1955년 1월 31일자 표지 모델이었던 스키 선수 질 킨먼트는 잡지가 발행된 그 주에 충돌 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더 큰 불행은 1956년, 1958년, 1961년에 찾아왔다.

미국의 자동차경주인 인디 500에서 우승을 차지한 밥 슈위커트는 1956년 5월 28일자 표지를 장식했다. 그러나 그는 3주 뒤 자동차 충돌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2년 뒤 5월 26일자 커버에 등장한 자동차 경주선수 팻 오코너도 잡지가 발행된 다음 열린 인디 500 결승에서 첫 바퀴를 돈 다음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1961년 2월 13일자 특집으로 미국여자피겨대표팀을 다뤘다. 당시 대표팀에서 기대주로 꼽힌 16세의 로렌스 오웬이 커버로 나왔다. 그러나 대표팀은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이틀 뒤 비행기를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대표팀이 탑승한 비행기는 벨기에 브뤼셀 근처에 추락했고 오웬을 포함해 나머지 팀 원 모두가 사망했다.

이후에도 많은 선수와 팀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커버 징크스에 시달렸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자사의 징크스와 관련된 기사를 지난 2002년 1월 30일자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당시 커버 모델은 선수나 팀이 아닌 검은고양이였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당시 기사를 통해 '징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커버 등장 이후)선수들의 당한 부상이나 사고는 우연의 결과일 뿐'라고 얘기했다.

[사진 =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데일리 프로그램 ⓒ 엑스포츠뉴스 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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