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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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산여고, '세팍타크로 세계 정복'을 꿈꾸다

기사입력 2011.09.01 02:55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창원, 조성룡 기자] 한일전산여고는 한국 최초로 여자 세팍타크로 팀을 창단한 유서 깊은 학교다. 지금까지 이 학교에서 수많은 우승컵이 들어올려졌고, 수많은 국가대표가 배출됐다. 한 마디로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의 산실이자 '명문 팀'이다.

하지만, 명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 비해 그들의 이야기는 희생, 시련과 같은 단어들로 가득하다. 한국을 넘어 세계 정복을 꿈꾸는 당찬 소녀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소개하려고 한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다

여자 세팍타크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일전산여고지만, 막상 학교를 찾아가면 세팍타크로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깔끔하게 정돈된 교정에서 유일하게 세팍타크로를 한다는 사실은 체육관 한 켠에 마련된 세팍타크로 전용 코트 한 면이 알려주고 있다.

이영순 교장은 솔직하게 세팍타크로부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우리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의 사정이 지금 어렵습니다. 마음껏 지원해주고 싶어도 못해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지요"

"그래도 마음만큼은 우리 세팍타크로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예전에 우리 학교 선수들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너무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게 안타깝더라구요. 그래서 근처에서 열린 이번 학생 대회 때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이끌고 경기장에 갔습니다" 실제로 한일전산여고의 경기가 있는 날은 수백 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웃음 나오는 이야기도 있다. 한일전산여고 선수들은 지역 학교 내에 다른 여자 세팍타크로 팀이 없기 때문에 연습 상대를 구하기가 어렵다. 전국에 여자 고등부 팀이 단 6개 밖에 없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한일전산여고 팀은 대부분의 연습 경기를 지역 실업팀과 함께 진행해왔다.

이것이 그들의 실력을 급상승 시켰다. 자신보다 두 단계 이상 우위에 있는 선수들과 시합을 하다보니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실업팀과 훈련을 한 덕분에 리시브가 수준급이다. 무서운 아이들이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이 오히려 그들을 단단하게 만든 셈이다.

'희생'을 보여주는 명장, 정장안 감독


경남도체육회, 한일전산여고, 여자 국가대표팀의 감독은 단 한 명이다. 바로 한일전산여고 '교사' 정장안 감독이다. 정 감독은 한일전산여고를 세팍타크로 팀 창단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을 지도해오면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명장이다.



이 교장 역시 "사실 우리가 한 것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모두 정 감독님께서 애써주시고 신경 써주신 덕분입니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공로는 크다. 선수 스카웃부터 지도, 대회 준비까지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

정장안 감독은 고등학교, 실업팀,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고등학교 부터 차근차근 키워온 유망주들이 2014년, 그리고 그 이후 한국 세팍타크로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희생 정신'이 없었다면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부족한 인력과 지원 속에서 그는 묵묵히 가르치는 제자들을 위해 노력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신 분"이라는 주위의 평가가 전혀 틀리지 않을 정도로 그는 자신을 희생해 세팍타크로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발랄한' 소녀들, 최고를 꿈꾸다

7명의 선수들을 만나보면 '발랄하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코트 위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만큼 무서운 눈빛을 보여주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코트 밖에서는 '첫사랑'에 설레고 서로 장난을 치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선수이기 전에 한 명의 '여고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일전산여고 선수들은 발랄한 이미지보다 더욱 당찬 꿈이 있다. 수많은 선배들이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것,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후배들이 도전할 것. 바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비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생하지만, 그들의 꿈은 무르익어가고 있다.

오늘도 그들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인기종목'의 설움과 고된 훈련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겠지만, 끈기와 집념이 있기에 언젠가는 그들이 꿈을 이루고 날개를 활짝 펼 날을 기대해본다.

[사진 = 한일전산여고 ⓒ 엑스포츠뉴스 DB]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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