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월드 그랑프리에 출전 중인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2주차 3연전에서 전승을 거뒀다.
부산에서 열린 1주차 경기에서 한국은 '숙적'인 일본과 '세계 최강' 브라질에 완패했다. 하지만, 선수들 간의 호흡이 한층 좋아지면서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1주차 경기에서 한국은 주전 세터인 이숙자(31, GS칼텍스)와 공격수들 간의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개선되면서 김형실 감독이 추구하는 다양한 공격패턴이 형성됐다.
현재 이숙자는 부상을 안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기 전, 훈련 도중 치료를 받으며 재활 중에 있었던 이숙자는 폴란드에서 열린 2주차 경기에서 주전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오랫동안 대표팀의 중앙을 사수하고 있는 김세영(30, 인삼공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세영은 현재 블로킹 부분 8위에 올라있다. 중요한 고비처에서 천금 같은 블로킹으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격에서는 중앙 속공으로 '주포'인 김연경(23, 터키 페네르체바)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성될 수 있는 원인은 리베로 남지연(28, GS칼텍스)의 선전에 있다. 남지연은 한국 선수들 중, 각종 순위에서 김연경과 함께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남지연은 현재(16일 기준) 디그 부분 4위, 서브리시브 7위, 리베로 부분 3위에 올라있다.
조직력 있는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리베로와 세터다. 공격수들이 자주 교체되고 좀처럼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포지션이 세터와 리베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에 들어간 일본도 세터와 리베로는 변하지 않았다.
일본의 끈끈한 조직력이 가능한 이유는 세계적인 세터인 다케시타 요시에(JT마베라스)와 리베로인 사노 유코(이그티사치 바쿠)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숙자는 2주차 3연전에서 다양한 토스워크로 상대 블로킹을 흔들어 놓았다. 김연경만 고집하지 않고 중앙 속공을 많이 시도했으며 기회가 오면 빠른 시간차 세트플레이를 시도했다.
안정된 리시브를 올려주는 남지연의 활약은 이숙자의 선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김세영의 활약이 더해지며 한국은 '일곱 빛깔 무지개'같은 다양한 공격 구사했다.
1주차 경기에서 한국 팀의 공격을 책임졌던 김연경은 129득점을 올리며 득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한 김연경은 상대 팀 블로커들에게 집중적으로 견제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공격수들의 선전이다. 확률 높은 공격을 구사하려면 안정된 리시브와 세터의 다양한 토스워크가 필요하다.
대표팀의 '큰 언니'들인 이숙자와 김세영, 그리고 남지연은 팀의 궂은일을 책임지면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주공격수인 김연경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도 이들의 선전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폴란드에서 힘겨운 3연전을 펼친 한국은 적지인 일본으로 건너가 3주차 3연전에 들어간다. 상대는 러시아와 세르비아. 그리고 일본이다.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강팀들이다.
특히, 홈에서 일본에게 완패한 한국은 물러설 수 없는 설욕전에 나선다. 일본의 다케시다와 사노는 10년 가까이 대표팀의 조직력을 이끌고 있다. 세터와 리베로가 자주 교체됐던 한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역시 김연경이다. 그러나 에이스가 살아나려면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숙자와 김세영, 그리고 남지연이 제 역할을 다해주면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쿠바와 폴란드, 그리고 아르헨티나를 연파한 기세가 일본에서도 이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한국여자배구대표팀, 이숙자, 남지연 (C) FIVB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