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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에도 힘 넘쳤어"…'여전히 괴력투' KIA 네일, 4승 불발에도 왜 미소 지었나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4.15 05:39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시즌 4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팀의 6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네일은 지난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KBO리그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04개(종전 9일 광주 LG 트윈스전 94개)로, 구종별로는 투심(43개), 슬라이더(31개), 커터(24개), 직구(3개), 체인지업(2개), 커브(1개) 순이었다. 투심 최고구속은 152km/h를 찍었다.



타선이 1회초에만 2점을 뽑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시작한 네일은 자신의 장점인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말부터 2회말 2사까지 5타자 연속 범타 처리 후 최인호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최재훈의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고, 3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었다.

3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17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던 네일은 4회말 한화에게 점수를 헌납했다. 1사에서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은 뒤 노시환의 뜬공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안치홍의 도루 이후 2사 2루에서 김태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5회말 선두타자 최재훈의 2루타로 큰 고비를 맞이한 네일은 이도윤의 삼진 이후 문현빈의 안타로 흔들렸지만, 이진영의 우익수 뜬공과 페라자의 3루수 뜬공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갔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네일은 안치홍과 노시환의 연속 안타, 김태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에 몰렸고 최인호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로 이닝을 끝내지 못하자 KIA 벤치가 곧바로 움직였고, 좌완 이준영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이준영이 대타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승계주자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네일은 승리를 놓쳤으나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타선이 7회초와 9회초 각각 2점, 1점을 뽑으면서 5-2로 승리했다. 이범호 감독도 "선발투수 네일이 4일 휴식 후 등판인 상황에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닝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줬고, 그 이후 게임 플랜을 짜는 게 수월해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네일은 "결과를 떠나서 한화, KIA 두 팀 모두 열심히 경기에 임해줬던 것 같다. 두 팀 모두 놀라운 플레이들이 나왔기 때문에 매우 수준 높은 경기였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도 우리 팀이 시리즈 스윕을 차지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네일은 "(주무기인) 스위퍼를 던질 때 공격적이면서도 강하게 던지려고 하고, 상하보다는 좌우로 휘어나가는 무브먼트를 많이 신경 쓴다. 그런데 한화 타자들이 스위퍼를 매우 잘 커트했고, 결과적으로 직구 등 다른 구종을 던지게 하면서 안타를 만든 점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고 상대 타자들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전 세 차례의 등판보다 커터 비율이 높았던 점에 대해선 "원래 커터를 잘 활용하진 않았는데, 경기 초반에 커터가 잘 통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몸쪽 높게, 또 우타자와의 승부에선 바깥쪽으로 커터를 던지면서 뜬공을 유도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고 짚었다.



4일 휴식 이후 마운드에 오른 네일은 KBO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 2회 등판를 소화했다. 이전보다 빠듯한 일정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네일은 "전반적으로 힘이 넘쳤다. 6회말 마운드에 오른 뒤에도 몸 상태가 좋다는 것에 매우 만족했고, 투수코치님께서 마운드를 방문했을 때도 힘이 아직 남았다고 얘기했다"며 "조금 달랐던 점은 날씨가 더웠다는 것인데, 환경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웬만한 건 다 좋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네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5회말에 페라자를 상대했던 상황에서 (위기를) 잘 넘긴 것 같고, 그걸 토대로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운이 따르지 않아 안타 2개를 맞은 게 아쉽긴 하다"면서도 "시즌을 길게 봤을 때 주 2회 등판이 나중에 좀 더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14일 한화전을 포함한 네일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 24⅔이닝 3승 평균자책점 1.09. 네일은 평균자책점과 다승(이상 선두), 탈삼진(2위), 이닝(3위) 등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한 만큼 이제는 개인 기록에 욕심을 낼 법도 하다.

하지만 네일은 개인 성적보다 팀을 바라보며 뛰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동료들을 언급했다.

그는 "당장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한 단계 성장하고, 또 어떤 성적을 내는지에 좀 더 관심이 있다. 팀 내에서 계속 부상 선수들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고, 또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가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스스로도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대전,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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