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10 10:32 / 기사수정 2011.08.10 10:32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드디어 넥센도 재미를 볼 수 있을까.
넥센발 트레이드는 여전히 프로야구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로 꼽힌다. 2008년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넥센은 2009시즌 이후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이택근(LG)을 시작으로 마일영(한화) 황재균(롯데) 고원준(롯데) 송신영(LG) 김성현(LG)을 차례로 타 구단에 넘겨왔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해서 받아온 매물이나 현금 수급 의혹 등 상식 밖 거래를 해 왔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불편한 진실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 3시간 전 넥센은 송신영과 김성현을 LG에 내주고 심수창과 박병호를 데려왔다. 이 거래를 두고서도 현금이 끼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수없이 받았다. 2009년 장원삼 이현승 이택근을 동시 트레이드할 때 대놓고 공식 현금 트레이드를 시도한 이후 끊임없이 따라붙는 꼬리표다. 넥센은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러한 의혹만으로도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더 불편한 진실은 따로 있다. 넥센이 그간 상대팀에 주전 타자 및 투수를 내주면서 반대 급부로 받아온 선수 중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거래 자체가 상대방에 기울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선수가 자산인 프로야구의 생리를 감안할 때, 선수 육성 및 관리가 곧 구단의 경쟁력임을 감안할 때 넥센이 영입한 선수들의 조용한 행보는 현금 의혹보다 더 뼈아픈 사실일지도 모른다.
실제 2009년 12월 31일 삼성 두산 LG서 받아온 김상수 박성훈 금민철 박영복 강병우는 지지부진한 활약이다. 금민철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박영복은 아직 1군 기록이 없으며 강병우는 올 시즌 도중 조용히 방출됐다. 고원준의 반대급부로 받아온 이정훈 박정준도 아직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황재균의 반대급부로 받아온 김민성과 김수화의 경우 미래 가치가 있고 마일영 대신 넘어온 마정길을 쏠쏠하게 써먹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김민성은 아직 확실한 주전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김수화는 아직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한 게 현실이다. 냉정하게 볼 때 지금까지는 그야말로 남 좋은 트레이드를 해왔다는 게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복덩이 1,2호?
그러나 송신영과 김성현의 반대 급부로 받아온 심수창과 박병호의 케이스는 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출발이 좋다. 심수창은 이적 후 2경기 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고, 9일 사직 롯데전서 786일만의 선발승을 따내며 개인적으로도 확실히 기분 전환을 했다.
박병호도 넥센 허약한 중심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찌감치 4번 1루수로 점 찍은 김시진 감독은 알드리지와의 쌍포 구축 효과를 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그 결과, 일단 박병호는 이적 후 25타수 10안타 타율 4할 2홈런 5타점이라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이적 데뷔전이었던 2일 대구 삼성전서 무안타였지만 이후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 안에는 2경기 연속 홈런포도 포함돼 있다. 김시진 감독이 개막 전 구상했던 라인업이 선수들의 부진으로 말미암아 어긋난 가운데, 박병호의 가세로 넥센은 송지만 유한준 강정호 알드리지와 함께 좀 더 두터운 중심 타선 중량감을 갖추게 됐다.
만약 심수창과 박병호가 올 시즌 넥센 선발진과 중심 타선서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해내며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그 자체로 넥센에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일단 내, 후년을 대비한 실질적 전력 보강 효과를 누리는 것이고, 나아가 선수 장사로 구단을 연명한다는 오명에서도 벗어날 계기를 잡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모기업이 따로 없는 구단 이미지 제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연 심수창과 박병호가 넥센 이적생 1,2호 복덩이가 될 수 있을까.
[사진=심수창 박병호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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