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투병하다 2022년 12월 별세한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전 볼로냐 감독. 풋볼 이탈리아 공식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따뜻한 후일담이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전 볼로냐 감독의 아내 아리아나 미하일로비치에 따르면 볼로냐 구단은 미하일로비치가 사망한 후에도 계약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임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세르비아 출신인 미하일로비치는 자국 리그 명문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거쳐 AS 로마, 삼프도리아, 라치오, 인터 밀란 등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클럽에서 뛴 월드클래스 수비수다. 1998년 라치오 시절엔 세계 축구 역사상 최초로 '프리킥 해트트릭'을 작성해 이름을 떨쳤다. 세리에A 315경기에 출전해 38골을 넣었다.
2006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인터 밀란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지내다 볼로냐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카타니아, 피오렌티나, 삼프도리아, 토리노, AC 밀란 감독직을 역임했다. 2019년 다시 볼로냐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2019년 7월 미하일로비치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힘겨운 투병 생활에도 감독직을 병행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2020년 8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지만 한 달 뒤 완치 소식을 전했다. 병마에 굴하지 않고 투지를 보여줬다.
2022년 9월 6일 또 한 번 시련을 겪었다. 볼로냐는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당시 사령탑이던 미하일로비치를 경질했다. 미하일로비치는 불과 3개월 뒤인 2022년 12월 16일 백혈병으로 로마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53세였다.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고인이 된 미하일로비치의 아내 아리아나는 "남편은 (경질을) 예상하지 못했고, 쉽게 수용하지 못했다. 사임하고 싶지 않다고,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며 "볼로냐는 경질을 택했다. 그럼에도 구단은 남편의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급여를 지급했다. 특별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아리아나는 "볼로냐 회장 사푸토뿐만 아니라 베르가미니, 페누치, 마르체티, 디 바이오도 우리를 결코 잊지 않았다. 사바티니도 마찬가지다"며 "볼로냐는 특별한 클럽이고 도시다. 투병 전부터 우리 마음속에 있었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회상했다.
또한 아리아나는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문가는 대화를 통해 내게 '당신은 다시 일어서서 아들을 위해 살거나, 혹은 자신을 버리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나 역시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다"며 "내게는 멋진 아들과 사랑스러운 손녀가 있다. 나는 살고 싶다. 힘든 순간도 있지만 아들, 딸들의 도움 덕에 이겨낼 수 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사진=풋볼 이탈리아 공식 홈페이지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