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김진수(전북 현대)가 대회 직후 불거진 대표팀 불화설에 말을 아꼈다.
전북이 1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에르난데스와 안현범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주중 경기임에도 1만 996명의 관중이 찾은 전주성에서 전북은 올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번 시즌 새로운 주장으로 첫 경기를 치른 김진수는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90분 간 왼쪽 풀백 자리에서 공수를 오가며 활약한 그는 경기 막판 홈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승리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다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보도되면서 경기 직후 김진수에도 취재진이 다가갔다. 대표팀 고참급과 어린 선수들 간의 불화설이 해외에서 먼저 보도됐고 대한축구협회(KFA)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진수는 경기에 대해 "시즌을 시작한 첫 번째 경기를 승리할 수 있다고 승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표팀 선수단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지만 김진수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사로 봤다. 뭐 그거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외적인 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진수는 대회 기간 초반 부상이 있었지만, 말레이시아전 이후 몸 상태가 괜찮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요르단전 패배 이후 그는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 많은 분들께서 오해를 많이 하시고 나한테 연락해서 아프냐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라며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말레이시아전에도 아프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픈 건 없었다"라며 몸 상태 문제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아픈 건 아니었다. 경기 출전 여부는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할 수 있지만, 내 나이가 고참이기에 지금 이 대회에서 뛰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뛰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뛰었어도 경기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진수는 대회 당시 경기를 뛰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 묻자, "당연히 선수라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거지만 감독님이 선택하시는 부분에 있어서 항상 저는 계속 존중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로 어떤 감독님이시든지 이제 경기를 내보내고 안 내보내시는 거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뭐 따로 얘기를 할 얘기는 없다. 오늘 경기가 내가 경기에 나갈 수 있어서 좋고 그런 거 다 떠나서 승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전북에서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했다.
아시안컵 직후 불거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대해서도, 김진수는 기사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에 이를 물어보라고 했다.
그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선수한테 물어봐도 사실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진짜 다 나도 그거를 기사로 봤기 때문에 다른 얘기 들은 것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김진수는 "축구협회에 물어봐야 한다. 협회가 인정을 했다고 한 얘기를 나도 기사를 봤다. 협회에 물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폐막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지난 7일 열린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다. 64년 만의 우승을 외쳤으나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그런데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선수단 내부에서 큰 분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4일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하기 하루 전 팀 동료와 다퉜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며 "어린 선수들 중 일부는 탁구를 즐기기 위해 밥을 빨리 먹었는데, 식사 자리가 팀 결속의 기회라 생각한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이에 불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14일 외신 보도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내 불화설이 제기됐다.주장 손흥민과 후배 이강인이 주먹다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개인 SNS에 사과문을 올리며 향후 선배들을 도와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KFA도 대표팀 내 불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협회에서 특정 사건에 대해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 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요르단전 전날, 현지시간으로 5일 저녁 식사 시간에 발생했다. 대표팀에서 경기 전날 모두가 함께하는 만찬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결전을 앞두고 화합하며 '원 팀(One team)'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강인과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비교적 어린 축에 속하는 선수들 몇 명은 따로, 일찍 저녁을 먹었다. 이후 탁구를 치러 갔다. 다른 선수들은 조금 늦게 저녁을 먹기 시작했고, 그때 이강인 등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배들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손흥민은 이강인 등 선수들을 제지하려 했다. 이강인은 주장의 말을 듣지 않고 반발했다.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주먹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후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이강인을 빼지 않았다. 이강인은 부임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클린스만호가 지난해 하반기 5연승으로 반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황태자'였다.
축구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강인과 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아시안컵 도중 '탁구 사건'이 불거지며 두 선수의 감정도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요르단전에 임했다. 경기가 잘 될 리 없었다.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1개도 만들어내지 못하며 졸전을 펼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 토너먼트 2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요르단전에서도 90분 내내 각자 따로 놀았다.
다만 대표팀 내 갈등이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회 내내 선수들은 나이 별로 따로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시안컵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선수들이 연령별로 무리 지어 다니며 훈련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흘러 나왔다.
결국 대회 직후 모든 것이 폭발하며 대표팀 선수단도 크게 분열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