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2000년대 후반부터 2022년까지 바르셀로나 수비수로 팀의 황금기에 지대한 공을 세운 헤라르드 피케가 축구계 복귀를 선언했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0일(한국시간) "피케가 은퇴한 지 1년 만에 축구에 다시 몸 담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피케는 10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며 "새해가 되고 심사숙고한 결과 난 축구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이번엔 선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이번주 말에 더 자세한 정보를 갖고 오겠다"고 전했다.
피케는 바르셀로나 유스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서 프로로 데뷔했다. 당시 감독이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동 나이대에서 걸출한 활약을 펼치던 피케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유에서 피케는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맨유의 성인팀에 데뷔할 나이가 되자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등을 필두로 넘어서야 할 경쟁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피케는 2008년 바르셀로나로 돌아가 잠재력을 만개할 수 있었다.
특히 역대 최고의 주장으로 거론되는 카를레스 푸욜과의 합이 매우 좋았다.
피케는 190cm가 넘는 거대한 키에 좋은 피지컬을 뽐내는 것과 더불어 바르셀로나 출신답게 패스 실력까지 출중한 센터백인 반면 푸욜은 키가 작지만 풀백으로도 뛰었던 경험을 살려 유려한 발기술과 수비라인 조율에 탁월했던 리더형 센터백이었다. 바르셀로나가 2000년대 초반과 2010년대를 호령할 수 있었던 비결은 피케와 푸욜의 단단한 수비벽과 수비진부터 시작되는 끊김없는 패스 덕분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피케는 구단의 회장직에도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드러내는 등 자신의 커리어의 대부분을 보낸 바르셀로나를 향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나 피케는 바르셀로나 연고지인 카탈루냐 지방 출신의 '성골'이기도 하다. 피케 할아버지 아마도르 베르나베우는 과거 바르셀로나 부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치러진 은퇴식에서도 바르셀로나의 복귀를 다짐하기도 했다.
피케는 "나이가 많아지면 사랑한다는 것은 놓아준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나는 바르셀로나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잠시 떠나는 것"이라는 감동적인 충성심을 드러낸 바 있다.
따라서 팬들이 지도자의 길에 오르는 피케가 현재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재임 중인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의 코치로 구단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비가 현역 시절 피케와 합을 맞추기도 했기 때문에 코치로 복귀하는 상징성이 대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피케가 은퇴 후 사업과 경영에 전념하며 코치 경력이 일천하다는 점과 사비의 성적이 시원찮아 구단 운영진이 경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케에게 당장 1군 코치직을 맡게 할 가능성은 적다.
스페인 언론 매체 '마르카'는 이러한 점을 짚으며 "현재 피케가 운영하고 있는 스페인 연예인 축구 리그 '킹스 리그'를 뒤로 하고 축구계에 몸담겠다는 피케가 어떤 클럽에서 시작하게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바르셀로나 복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