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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회장에 맞은 심판 '골절+깁스'…FIFA 회장도 극대노 "절대 용납 못 해"

기사입력 2023.12.13 06: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심판 폭행 사건이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분노하게끔 만들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2일(한국시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심판에 대한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을 비난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축구계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1부)에서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해 발칵 뒤집혔다. 경기가 끝나고 클럽 회장이 심판한테 불만을 가져 그라운드에서 심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상황은 12일  튀르키예 앙카라에 위치한 에리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앙카라귀쥐와 차이쿠르 리제스포르 간의 2023/24시즌 쉬페르리그 15라운드 맞대결에서 벌어졌다. 이날 앙카라귀쥐는 전반 14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5분 선수 한 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됐다. 10명으로 싸우게 된 앙카라귀쥐는 분투하면서 후반 추가시간까지 1-0 스코어를 유지했으나 경기 종료를 앞두고 극장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날 무승부로 앙카라귀쥐는 리그 11위 자리를 유지했고, 극적인 무승부를 만든 리제스포르도 8위를 지켰다.

승점 3점을 눈앞에서 놓치자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파루크 코자 앙카라귀쥐 회장은 그라운드로 내려와 이날 주심을 맡은 할릴 우무트 멜러 심판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후 심판 눈 쪽에 주먹을 날리면서 큰 소동을 일으켰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매체는 "앙카라귀지와 리제스포르 간의 튀르키예 쉬페르리가 경기가 끝난 후 멜러 심판은 얼굴에 주먹을 맞았다"라며 "그는 또한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발차기 공격을 당했고, 눈에 큰 부상을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코자 회장은 멜러 심판 왼쪽 눈 쪽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얼굴을 가격당해 그라운드에 쓰러진 멜러 심판을 향해 누군가 발로 차는 모습이 확인됐다.



심판이 공격을 받는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지자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경호 인력까지 모두 달려들어 멜러 심판을 보호했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일어난 멜러 심판은 주먹으로 맞은 부분이 크게 부어 오르면서 치료가 시급해 보였다.

매체에 따르면, 황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멜러 심판은 목에 깁스를 한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는 주먹으로 얼굴을 강하게 맞으면서 왼쪽 뺨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튀르키예 전역을 강타했다. 현재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튀르키예 축구대표팀 멤버 메흐메트 우무트 나이르는 SNS을 통해 "심판에게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라며 "당신은 실패의 짐을 심판에게 전가시켰다. 당신이 우리에게 가한 상황이 부끄럽다"라며 코자 회장을 맹비난했다.

튀르키예 축구협회장 메흐메트 뷔위켁시도 성명문을 통해 "축구는 전쟁이 아니다. 죽음이 없다. 모든 팀이 동시에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 이를 이해해야 한다. 관력자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뷔위켁시 협희장은 심판을 경멸하는 문화가 이러한 사고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판을 표적으로 삼아 범죄를 저지르도록 조장한 모든 사람이 이 비열한 공격에 연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판을 겨냥한 클럽 회장, 감독, 코치, TV 해설자의 무책임한 발언이 이러한 폭행 사건의 길을 열었다"라며 심판을 보호하지 않는 현 축구계 실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축구계뿐만 아니라 정치계 쪽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튀르키예 청소년 체육부 장관 오스만 아스킨 박은 SNS을 통해 "경기가 끝난 후 심판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우리는 스포츠와 튀르키예 축구 정신에 맞지 않는 장면을 경기장에서 보고 싶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법무부 장관 일마즈 툰크는 "우리는 이 슬픈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라며 앙카라 결찰이 용의자를 식별 중이고,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법 조사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특히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멜러 심판이 불과 며칠 전에 자식이 태어나 아빠가 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회장이 폭행 사건을 일으킨 뒤 앙카라귀쥐는 구단 공식 SNS을 통해 "우리는 오늘 저녁에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슬픔에 잠겼다"라며 "에리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제스포르와의 경기 이후 발생한 슬픈 사건에 대해 튀르키예 축구 팬 여러분과 스포츠계 전체에 사과드린다"라며 공개 사과를 전했다.

사건이 커지면서 튀르키예 대통령까지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멜러 심판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며 "스포츠는 평화와 우정을 의미하며 폭력과 함께할 수 없다. 우린 튀르키예 스포츠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사건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튀르키예 모든 축구 리그를 무기한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직접 멜러 심판이 입원해 있는 병실까지 찾아가 그를 위로하면서 이번 사건에 얼마나 분노했는지를 보여줬다.



튀르키예 축구연맹(TFF)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책임이 있는 클럽, 회장, 감독 그리고 멜러 심판을 공격한 모든 범죄자들은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이사회 결정에 따라 모든 리그 경기가 무기한 연기됐다"라고 발표했다.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심판한테 손을 댄 사건에 강하게 분노하며 관련된 이들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NS을 통해 "축구장 안팎에서 폭력은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앙카라귀지와 리제스포르 간의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경기 이후 발생한 사건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으며, 폭력은 우리 스포츠나 사회에서 설자리가 없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어 "경기 관계자가 없으면 축구도 없다. 심판, 선수, 팬, 스태프는 안전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라며 "난 관련 당국이 모든 차원에서 이를 엄격하게 이행하고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해자인 코자 회장은 폭행 사건을 일으킨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 알리 예리카야에 따르면, 보안군 감시 하에 치료를 받고 있는 코자 회장은 퇴원하자마자 구금 절차를 밟았다.

매체에 따르면, 코자 회장은 혈압이 190으로 책정될 정도로 평소 심장 쪽에 문제가 있어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치료를 마치면서 코자 회장을 포함해 사건에 연루된 다른 6명을 앙카라 법원에 송치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연합뉴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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