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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에만 MVP 3명'…다저스, 베츠-프리먼-오타니 '역대급' 상위타선 완성

기사입력 2023.12.11 07:2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야구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타선이 완성됐다. 통 큰 투자를 결정한 LA 다저스가 리그 최고의 상위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오타니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다저스행을 알렸다. 파란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새겨진 다저스 로고를 올린 그는 "제가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모든 팬들과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9일(한국시간) 일제히 오타니의 다저스행을 보도했다. 오타니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오타니는 "우선 지난 6년간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 여러분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 협상 과정에 함께한 각 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에인절스와 함께했던 6년의 시간을 영원히 가슴에 새길 것"이라며 "모든 다저스 팬들께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나 자신이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날까지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 글로 다 전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향후 기자회견에서 얘기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계약 소감을 전했다.



2018년부터 6시즌 동안 LA 에인절스에서 활약한 오타니는 올겨울 FA(자유계약) 최대어로 손꼽혔다.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역대급'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은 1일(한국시간) "오타니가 계약 총액 최소 5억 5000만 달러(약 7145억원)를 받을 수 있고,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그가 6억 달러(약 7794억원)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2019년 3월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이 세웠던 북미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계약액(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 약 5529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여러 팀들 중에서도 다저스가 가장 적극적인 구단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오타니의 영입을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6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2일 오타니와 다저스타디움에서 3시간 가까이 만난 사실을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 온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다저스는 구단 매장을 닫았고, 경기장 투어를 연기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다저스는 최근 재계약을 맺은 투수 조 켈리에게 전화를 걸어 등번호 17번을 양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켈리가 다저스 구단 관계자에게 '오타니의 등번호를 바꾸게 돼 영광'이라고 알렸다"며 "한 구단의 단장은 다저스가 오타니와 계약할 것이라고 믿지 않은 이상 선수에게 등번호 변경을 요청할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다저스는 왜 오타니를 원했을까.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이후 3년 동안 만족스러운 성과 없이 시즌을 마쳤다. 올해의 경우 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3연패를 당하면서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다저스로선 단기전에서 확실하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조기마감하면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적어도 내년까지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하지만 그가 타석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다저스의 계산이었다.

선수 입장에서도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을 원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오타니는 빅리그에 진출한 뒤 단 한 차례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계약 과정에서 연봉의 상당액을 계약 기간 뒤에 받는 '유례없는 연봉 지급 유예'(unprecedented deferrals)를 구단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본인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일단 라인업만 보면 다저스에 대한 기대치가 확 올라간 건 사실이다. 이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024시즌 다저스의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메체에 따르면, 라인업은 베츠(2루수)-프리먼(1루수)-오타니(지명타자)-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게빈 럭스(유격수) 순이었다. 오타니 한 명이 왔을 뿐인데 무게감이 달라졌다.

베츠-프리먼-오타니로 연결되는 다저스의 상위타선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단연 최고로 평가된다.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한 베츠는 2015년부터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올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39개)을 터트렸다. 또한 중견수, 우익수뿐만 아니라 2루수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프리먼은 지난해(21개)에 이어 올해(29개)도 20홈런 고지를 밟는가 하면, 두 시즌 모두 0.9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를 나타냈다. 베츠 못지않게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지구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미 4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검증을 마친 오타니가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고, 대권 도전을 향한 다저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오타니도, 다저스도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MLB네트워크 및 MLB 공식 소셜미디어,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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