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브라질 축구황제 호나우두가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재능의 차이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폴란드 골'에 따르면 14일(한국시간) 호나우두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선수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면서 재능의 차이를 실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선수였던 호나우두는 PSV 에인트호번, 바르셀로나,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명문 팀들을 오가며 활약했다. PSV에서 57경기 54골이라는 괴물 같은 득점력을 선보인 호나우두는 바르셀로나로 건너가 49경기 47골을 기록하며 슈퍼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던 호나우두는 1994 미국 월드컵 우승, 1998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 등 월드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밀란으로 건너간 이후에는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통산 99경기에 출전해 59골을 넣으며 여전한 기량을 펼쳐보였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과 득점왕을 차지하며 부활했다.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세계적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5시즌 동안 177경기에 나서 103골을 터뜨리며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전성기 시절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드리블, 강철 같은 피지컬에 탁월한 골 결정력을 갖췄던 호나우두는 수비 1~2명은 우습게 제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수비수들이 호나우두의 드리블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일대일 상황에서는 종종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제치는 등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뽐냈다.
이런 호나우두가 다른 선수들을 가르친다면 어떻게 될까. 호나우두는 자신이 말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접 겪어보고 알게 됐다.
2018년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바야돌리드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는 호나우두는 과거 바야돌리드 선수들에게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으나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일화를 공개했다.
델 피에로와의 인터뷰에서 호나우두는 "가끔 난 이제 선수가 아니라 구단주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어느날 우리 팀이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동점 상황에서 구단 공격수 한 명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선수의 슈팅은 골키퍼 손에 걸렸고, 득점하지 못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호나우두는 그 선수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곧장 라커룸으로 내려가 그 선수에게 일대일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줬다"라면서 "난 그에게 '일대일 상황이 되면 수비수는 공격수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침착해야 한다. 골키퍼와 가까워졌을 때 몸을 몇 번 흔들면 골키퍼가 땅바닥에 쓰러질 거다. 참 쉽지?'라고 말했다"라고 일대일 기회에서 골키퍼를 제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했다.
하지만 그 선수의 반응은 호나우두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호나우두는 "내가 설명해주니까 그 선수는 '와, 정말 쉽네요. 근데 그건 당신이 호나우두라 그런 거다'라고 말하더라"라면서 자신의 조언이 일반적인 선수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