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러 선수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낸 가운데,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준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그중 한 명이었다.
노시환은 정규시즌 131경기 514타수 153안타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OPS 0.929를 기록,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정규시즌 경기를 뛰지 못했던 노시환은 공백 속에서도 홈런 부문 선두를 유지했고,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화에서 홈런왕이 탄생한 건 2008년 김태균 이후 무려 15년 만이었다.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린 노시환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그 기대를 성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아시안게임 6경기에 출전한 그는 16타수 7안타 타율 0.438 6타점 OPS 1.140을 기록하면서 대표팀의 대회 4연패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무안타에 그치긴 했어도 이전 5경기에서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는 등 집중력을 발휘했다.
노시환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도 출전한다.
그는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첫 소집 훈련을 마친 뒤 "두려움은 없다. 솔직히 부담되지도 않는다. 그냥 가서 이기고 오겠다는 마음뿐이다. 당연히 우승을 하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첫 번째다. 물론 내가 잘해서 이름을 알리면 너무 좋겠지만, 못하더라도 팀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너무 보여주려고 하다 보면 힘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홈런 생각보다는 무조건 승리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또 노시환은 "타격감이 안 좋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수비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좀 집중하려고 한다"며 수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든 건 당연히 팀과 선수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 노시환은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딴 건 지금도 우연이 아닌 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대회에 안 좋은 성적을 내면 열심히 안 한다는 시선으로 보일 수 있지 않나. 또 좋은 성적을 내야 팬분들이나 국민들이 보시기에 정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니까 어떻게든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먼 미래까지 내다본 노시환은 "대표팀이 세대교체가 되고, 어린 선수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APBC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꾸준히 그 선수들이 대표팀에 불릴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세대교체가 잘 이뤄진다면 우리나라가 '야구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생애 첫 홈런왕의 꿈을 이룬 노시환이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홈런 없이 대회를 마친 게 불만족스러웠다. 항저우의 아쉬움을 도쿄에서 만회하고 싶은 노시환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도쿄돔에서) 타구가 잘 뻗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홈런 타자들이 유리하다고 들었다"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하긴 했지만, 홈런이 나오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다. KBO리그의 홈런왕으로서 APBC에서는 홈런을 한 개 치고 싶다. 멋진 홈런포를 터트리고, 또 우승과 함께 돌아오겠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대구, 유준상 기자, KB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